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권 내에서 예·적금을 중도해지했을 때 지급되는 이자가 많게는 두 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원금과 금리여도 중도해지 이자 계산법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에서 원금 2000만원으로 금리 연 2.1%인 1년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198일 후 해지했을 때 중도해지 이자는 7만9742원(세전)으로 계산됐습니다. E저축은행에서 같은 조건으로 예금을 중도 해지했을 때는 15만9484원이 지급됩니다. B은행은 8만6500원, 새마을금고 C지점은 7만9200원, D저축은행은 13만6701원으로 제각각이었습니다. 저축은행이 중도해지 이자를 더 많이 줬습니다.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는 중도해지 이율을 ‘원금 x 기본이율 x 적용비율 x 경과월수/12(또는 경과일수/365)’로 고지합니다. 3개월 이상 예금을 유지하면 중도해지 시 기본금리에 50~90%(적용비율)를 적용하고, 예금 유지 기간을 일할 또는 월할로 계산해 이자를 계산한다는 의미입니다. 적용비율은 은행마다 다르기 때문에 중도해지 이자 액수는 조금씩 차이가 날 수는 있습니다.
한경DB
한경DB
하지만 같은 조건인데 실제 지급되는 중도해지 이자가 두 배까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따져보니 저축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은 실제 이자를 지급할 때 또다시 일할 또는 월할 계산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지된 중도해지 이율이 ‘연(年) 금리’ 기준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이율 고시는 기본적으로 연 금리 기준”이라며 “실제 이자를 지급할 때는 예금 경과 기간을 계산해 지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고지된 중도해지 이율에 이미 경과일수(예금 보유 기간)가 반영됐는데 또 한 번 일할 또는 월할 계산돼 지급하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저축은행은 고지한 데로만 이자를 지급하고 있어 시중은행과 새마을금고·신협 등이 중도해지 이자를 적게 주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중도해지 이율은 고지된 산식 그대로 따른다”며 “모든 저축은행이 같은 기준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품설명서 상 고지되는 금리는 연 금리 기준은 맞는다”면서도 “고객에게 관련 고지를 더욱 명확히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예·적금을 도중에 해지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저축은행에서 가입하는 게 현재로서는 유리해 보입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