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 역할' 하원의원 59명 선출…10명은 국왕이 지명
아프리카 유일 절대왕정국 에스와티니 총선 실시
아프리카 대륙 유일의 절대 왕정 국가인 에스와티니가 29일(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에 둘러싸인 인구 121만 명의 소국 에스와티니에서는 이날 수도 음바바네 등지에 마련된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58만5천 명의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되는 투표를 통해 59명의 하원의원을 뽑는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전했다.

여전히 정당 활동이 금지된 상태여서 후보자들은 전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1986년 이후 37년째 재임 중인 음스와티 3세(55) 국왕은 헌법 위에 군림하며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에스와티니 정부는 이날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 음스와티 3세 국왕이 "왕국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에스와티니를 사랑하고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유일 절대왕정국 에스와티니 총선 실시
2018년 국호를 기존 스와질란드에서 '스와지인들의 땅'을 의미하는 에스와티니로 바꾼 그는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59명 외에 10명의 하원의원을 직접 지명한다.

상원은 국왕이 지명하는 20명과 하원이 선출하는 10명으로 구성된다.

의원들은 국왕에 자문 역할만 하며 국왕은 모든 법률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다.

국왕은 총리와 각료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하며 의회와 정부를 해산할 수 있고 경찰과 군대를 지휘한다.

15명의 부인을 두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음스와티 3세 국왕의 이 같은 철권통치에 대한 불만이 가중되면서 2021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수십 명이 숨지면서 사태가 격화하자 음스와티 3세는 국민과의 대화인 '시바야 대화'에 나섰고, 반정부 시위는 다소 수그러들었다.

이후에도 반정부 시위가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왕정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남아공이 주도하는 중·남부 아프리카 16개국의 모임인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는 에스와티니의 초청으로 선거 참관단을 파견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아프리카 유일 절대왕정국 에스와티니 총선 실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