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경기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일대에 조화가 줄지어 늘어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경기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일대에 조화가 줄지어 늘어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고(故) 이영승 교사에게 자녀 치료비 명목으로 400만원을 받아낸 학부모가 자신의 계좌번호를 이 교사에게 직접 보낸 데 이어 그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받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영승 교사(당시 25세)는 2016년 수업 중 한 학생이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 손을 다쳐 해당 학생 학부모로부터 시달려 왔다.

학교안전공제회는 2017년과 2019년 총 2회에 걸쳐 학생 측에 치료비를 보상했다. 그러나 학부모는 이 교사가 휴직 후 군입대를 한 후에도 더 많은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이 교사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2019년 4월부터 매달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해당 학부모에게 입금했다.

하지만 이 교사가 같은 해 3월 1차 수술비 명목으로 먼저 100만원을 보낸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매달 50만원씩 400만원을 송금한 것과 함께 총 500만원을 지급한 것이다.

수백만 원을 받은 뒤에도 학부모는 그해 12월 31일 "2차 수술이 예정돼 있으니 연락 달라"며 이 교사에게 재차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들 치료 명목으로 이 교사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일자 학부모는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서울 한 농협에서 예금과 보험업무를 맡는 부지점장으로 알려진 해당 학부모는 현재 농협 등에도 빗발치는 항의로 인해 대기발령을 받고 직무 정지된 상태다.

경찰은 이 교사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추석 연휴 이후 해당 학부모 등 3명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호원초등학교에서는 2년 전 이영승 교사와 또 다른 교사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