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성소수자 혐오 의혹...해리포터, 문화축제서 퇴출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바탕을 둔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제작진이 영국 최대 대중문화 축제 중 하나인 'MCM 코믹콘'에서 퇴출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MCM 런던 코믹콘은 통상 10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인기 행사로,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작품 속 등장인물로 코스프레(분장놀이) 등을 하거나 팬들이 자작한 2차 창작물이나 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제작진이나 관계자들이 직접 등장해 토크쇼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26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연극의 제작진은 내달 열리는 MCM 런던 코믹콘에 출연해 해당 연극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성소수자(LGBT+) 단체 '스위치보드'가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제작진이 출연하는 일정을 막판에 취소했다.

앞서 스위치보드는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제작진의 출연이 "우리 공동체, 특히 성전환자들에게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퇴출을 요구했다. 과거 롤링은 성전환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으로 성소수자 사회에서 성전환자를 혐오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는데 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롤링은 2019년에는 '성전환으로는 생물학적 성을 바꿀 수 없다'는 견해를 표출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된 여성을 지지하는 글을 트위터(현 엑스)에 올렸다. 올해 6월에는 성별의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성 중립 화장실'이 여성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성전환자 단체들은 롤링에게 '성전환 여성을 배제하는 급진 페미니스트'(TERF) 딱지를 붙였고 살인협박까지 받는 등 거센 역풍이 불었으나 롤링은 "성별 구분을 부정하려는 시도는 생물학적 여성으로 살아오며 겪은 현실들을 잔혹하게 차별하는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생물학적 성'은 바뀔 수 없다고 주장하는 단체들은 해리 포터를 코믹콘에서 퇴출한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섹스매터스의 헬렌 조이스 이사는 "극단적 성전환 활동가들이 롤링의 삶과 경력을 망치려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