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의대 동문 선교사 도움 요청에 병원 측 화답
모금·통역 지원으로 '조혈모세포 이식' 완치 받고 10월 귀국
희귀질환 과테말라 산골 소녀 '둘세' 화순전남대병원서 완치
"저도 의사가 돼 아픈 사람 도와주고 싶어요.

"
'판코니 빈혈'이라는 희소성 질환을 앓고 있던 중남미 과테말라의 작은 산골 소녀가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의료진의 도움으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27일 화순전남대병원에따르면 둘세 플로렌티나 야크(10) 양이 조혈모세포 이식 시행과 치료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다.

둘세는 판코니 빈혈 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주사제나 수혈로 치료할 수있지만,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해야 백혈병으로의 진행을 예방해 완치되는 질병이다.

과테말라의 열악한 의료환경과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둘세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둘세는 한인 선교사이자 의사인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1991학번 이누가 선교사(힐링과테말라 소속)와 우연히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선교사는 모교병원인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정용연 원장과 소아청소년과 국훈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둘세는 화순전남대병원의 도움으로 치료받기 위해 입국했으나 건강보험이 없어 막대한 치료비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희귀질환 과테말라 산골 소녀 '둘세' 화순전남대병원서 완치
지역의 여러 단체가 둘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광주맘수다방·광주기독교단협의회·순천제일교회·생명나눔실천본부·천주교광주대교구(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초록우산어린이재단·사단법인 기부천사 후원단체 등이 5천여만원의 치료비를 모금해 지원했다.

스페인어가 가능한 천주교광주대교구 신부와 전남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은 치료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을 도왔다.

둘세는 화순전남대병원에 입원해 지난 3월 26일 동생 소피아(3)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다.

이식 후 필요한 면역치료 주사제까지 2주에 1번씩 주기적으로 투여받아 결국 완치 판정을 받았고, 10월 2일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 26일에는 병원에서 완치 기원 및 환송회 행사가 열려 둘세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하고 완치를 자축하기도 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의료진은 둘세에게 한복과 인형을 선물했고, 둘세의 어머니 올리비아 쿠스는 과테말라에서 기쁨을 의미하는 해바라기 그림을 본인이 그려 의료진에게 선물했다.

둘세의 어머니는 "오늘은 슬픈 이야기의 끝이며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며 "둘세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도와준 모든 한국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용연 병원장은 "국훈 교수 등 소아청소년과 모든 의료진과 후원해준 단체의 열정 덕분에 둘세가 완치될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과 단체에서 도움을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희귀질환 과테말라 산골 소녀 '둘세' 화순전남대병원서 완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