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아산시장(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웬델 윅스 코닝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코닝 정밀소재에서 열린 ‘코닝 한국투자 50주년 기념식’에서 전자서명 패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충청남도 제공
박경귀 아산시장(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웬델 윅스 코닝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코닝 정밀소재에서 열린 ‘코닝 한국투자 50주년 기념식’에서 전자서명 패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충청남도 제공
충청남도가 국내외 투자 유치에 힘입어 ‘글로벌 디스플레이 메카’의 위상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충남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4조원 투자 발표에 이어 글로벌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인 미국 코닝이 2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하면서 투자유치 1번지로 떠올랐다. 삼성과 코닝이 새로운 디스플레이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투자처로 충남을 선택하면서 연관 기업들의 잇따른 투자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민선 8기 2조6000억원 투자유치

충청남도는 민선 8기 들어 19억6700만달러(약 2조 6092억2500만원) 규모의 외자 유치에 성공했다. 2차전지 제조설비, 반도체 특수가스, 철강 구조물(스마트폴) 등 5개 글로벌 기업이 최근 천안·아산·당진시와 부여군에 2억500만달러(약 2719억3250만원)를 투자해 공장을 신·증축하기로 협약했다.
올 17억500만달러 해외 투자 유치…기업들이 몰려든다
미국의 린데는 아산 탕정 개별형 외국인 투자지역(1만㎡)에 디스플레이 고객사에 공급하는 산업가스 공장을 증설한다. 이 회사 투자 규모만 5년간 1억달러(약 1326억5000만원)에 이른다. 프렉스에어서피스테크놀로지스는 1000만달러(약 132억원)를 들여 천안 외국인 투자지역(4994.6㎡)에 반도체 스퍼터링 타깃(Sputtering Target) 생산공장을 증축한다.

미국의 스마트폴 기업 앰버 스트럭쳐도 2028년까지 당진 송산 2-1 외국인 투자지역 내 3만3536.2㎡에 외국인 투자금 1000만달러를 포함해 230억원을 공장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과 일본 기업도 투자한다. 중국의 2차전지 제조설비 기업 항커테크놀로지는 부여에 3800만달러를 투자하고, 일본의 비토넷에이피는 4000만달러를 들여 아산에 자동차용 비접촉 안전 센싱 시스템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도 관계자는 “해외기업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향후 5년간 8200억원의 매출 상승, 3800억원의 수출 증대, 975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은 코로나19와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해외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년간 56개 해외기업으로부터 39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끌어냈다. 이 기간 고용 창출 인원도 3785명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9년 15개(9억2200만), 2020년 13개(5억7400만달러), 2021년 10개(3억1550만달러), 2022년 12개(4억1900만달러), 올해 8월 기준 6개(17억500만달러) 기업이 충남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가별로는 일본 9개, 미국 9개, 중국 8개, 독일 7개 프랑스와 대만이 각각 6개 등의 순이다. 이밖에 벨기에, 네덜란드, 노르웨이, 캐나다, 룩셈부르크, 영국, 스웨덴 기업도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 5년간 3493개 공장 가동

국내 기업의 투자도 활발하다. 도는 지난달 SK온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과 7월 반도체, 디스플레이, 첨단소재 분야 우량기업 31개를 유치한데 이은 세 번째 결실이다. 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간 국내기업 투자금은 18조1501억원, 신규 고용인원은 6만9093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공장을 가동한 기업은 3493개로 집계됐다. 이 중 64개는 수도권 이전 기업이다.

연도별 유치 기업 및 투자액은 2019년 749개(3조7363억원), 2020년 752개(3조2247억원), 2021년 755개(5조5585억원), 지난해 785개(3조3713억원)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452개 기업이 2조2593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군별로는 천안이 1291개(8조6216억원)로 가장 많았고, 아산 816개(2조5271억원), 당진 431개(2조381억원)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조립 금속기계(1011개), 전기·전자통신(506개), 식품(369개) 분야로 나타났다. 도는 유치 기업과의 주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지역과 상생하며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윤주영 도 투자통상정책관은 “투자 기업들이 충남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항만·도로·철도 등 사통팔달 교통망

충남은 항만과 철도, 고속도로를 두루 갖췄다. 도는 2027년까지 7192억원을 투입하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충남 논산역~대전 가수원역)을 추진 중이다. 급곡선 구간 31곳을 5곳으로 줄이고, 철도 건널목을 입체화해 기존 선로(45㎞)를 29.2㎞로 줄일 계획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논산역에서 서대전역까지 이동 시간이 33분에서 20분으로 13분 단축된다. 경부고속철도(KTX)를 이용하면 용산역에서 논산역까지 1시간 23분이면 도착한다. 내년에는 충남 홍성과 경기 화성(송산)을 연결하는 90㎞ 구간의 서해선 복선전철이 생긴다. 시속 260㎞의 고속열차가 홍성에서 송산까지 40분 만에 주파한다. 서해선은 지하철 신안산선(약 40㎞)을 통해 서울로 이어진다.

서해선과 KTX를 연결하는 사업도 본격화한다. 경기 평택 청북(서해선)에서 화성 향남(KTX)까지 7.35㎞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6843억원이 투입된다. 두 선로가 연결되면 홍성에서 서울까지 48분이면 닿는다. 장항선(아산~군산)도 2026년까지 118.6㎞ 구간이 단선에서 복선으로 바뀐다.

고속도로망도 추가로 건설된다. 2027년 충남 서북부 산업벨트와 내륙을 연결하는 천안당진고속도로(43.68㎞)가 개통한다. 이 구간 중 아산~천안(20.57㎞) 구간이 지난달 개통됐다. 경기(평택)~충남(부여)~전북(익산)을 잇는 서부내륙민자고속도로(137.4㎞)는 내년 1단계(평택~부여)에 이어 2034년 2단계(부여~익산)가 완공된다.

충남 서해안에는 당진·평택, 대산, 보령, 태안, 장항 등 5개 무역항이 있다. 경부와 호남고속철도, 경부·호남·장항 등 3개의 철도노선과 수도권 전철이 지난다. 도는 민선 8기 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남부권 균형발전을 위해 논산 국방국가산단, 청양산단, 부여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태흠 지사는 “국가산업 발전의 중심이 서해안으로 이동하면서 제조업 기반의 산단이 밀집한 충남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거미줄 교통망과 기업 수요에 맞는 입지와 인프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