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대한민국역사박물관, 연말까지 '동행' 특별전 선보여
나란히 걸린 태극기·성조기…한미상호방위조약문 등 185건 전시
한미 동행 70년 여정…베트남전 '브라운 각서' 원본 첫 공개(종합)
우리나라가 외국과 맺은 최초이자 유일한 동맹 조약인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양국이 걸어온 70년 여정을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동행'을 이달 22일부터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박물관이 올해 한미 양국 관계와 역사를 조명하며 선보인 전시와 각종 행사를 결산하는 자리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체결 배경과 조약 체결까지의 과정, 이후 양국 간 경제·문화·외교·군사 협력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자료 185건을 모았다.

한미 동행 70년 여정…베트남전 '브라운 각서' 원본 첫 공개(종합)
전시는 양국의 국기인 태극기와 성조기로 시작한다.

고종(재위 1863∼1907)의 외교·내무 담당 고문을 지낸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1838∼1900)가 소장했던 태극기와 주한미군 의장대가 각종 행사에서 쓴 성조기가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를 기획한 함영훈 학예연구사는 "의장대가 각종 기념행사나 장례식에서 사용했던 성조기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부대 밖에서 일반 대중에 공개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전시는 1953년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기까지의 과정과 시대적 배경, 주요 사건 등을 찬찬히 짚는다.

한미 동행 70년 여정…베트남전 '브라운 각서' 원본 첫 공개(종합)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군인의 유품 상자, 1950년대 미군의 훈련이나 전투 과정에서 공급한 휴대용 전투 식량, 1953년 7월 27일 정전 협정 당시 사용한 책상 등이 공개된다.

한미 동맹의 뿌리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전문과 관련 문서를 담은 자료집도 볼 수 있다.

조약은 1953년 10월 1일 워싱턴 D.C.에서 변영태 외무장관과 덜레스 국무장관의 서명으로 체결된 이후, 한국 국회와 미국 상원의 동의를 거쳐 양국 대통령이 비준함으로써 1954년 11월 17일부터 발효됐다.

당시 공보처에서 발행한 책자에는 조약 전문과 이승만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등이 실려있다.

한미 동행 70년 여정…베트남전 '브라운 각서' 원본 첫 공개(종합)
전시에서는 베트남전 관련 핵심 외교문서로 여겨지는 '브라운 각서' 원본도 공개한다.

1966년 3월 7일 당시 브라운 주한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에 전달한 문서의 정식 명칭은 '한국군 월남 증파에 따른 미국에 대한 협조에 관한 주한미국대사 공한'이다.

문서는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에 대한 미국 측의 보상 조치를 담고 있는데, 문서 원본은 전시 개막일부터 3주간 일반 관람객에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3주 뒤에는 복제한 자료로 대체한다.

전시는 오늘날까지 약 70년간 이어져 온 양국의 협력 관계도 살펴본다.

한미 동행 70년 여정…베트남전 '브라운 각서' 원본 첫 공개(종합)
1954년 미네소타대가 서울대 측에 보낸 서한, 1964년 주한미군 제2사단 장병의 이름이 적힌 태극기,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외신 기자를 돕던 미국 평화봉사단의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이날 환영사에서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또 세계사에서도 극적인 드라마가 있는 과정"이라며 "한미 동맹 70년의 친선과 신뢰는 양국 국민, 특히 젊은 세대의 '문화 동행'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조이 사쿠라이 주한미국대사관 부대사는 "지난 70년과 함께 양국이 우정을 쌓기 위해 함께해 온 헌신, 희생도 기억해달라"며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쳤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한미 동행 70년 여정…베트남전 '브라운 각서' 원본 첫 공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