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팀 "주변 온도 따라 냉난방 자동전환…냉난방 에너지 20% 절약 가능"

여름에는 햇빛을 잘 반사하는 색깔로 변하고 겨울에는 햇빛을 잘 흡수하는 색깔로 변해 건물의 냉난방 에너지 소모를 줄여주는 '카멜레온 코팅 소재'가 개발됐다.

[사이테크+] 기온 감지해 태양열 흡수·반사하는…'카멜레온 코팅소재' 개발
중국 하얼빈공대 왕푸창·청쯔밍 교수팀은 21일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서 사막 카멜레온을 모방해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며 태양열을 흡수 반사하는 '온도 적응형 복사 냉각 코팅'(TARCC)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코팅 소재를 개집 크기의 건물 모형 표면에 칠한 다음 다른 소재들과 비교한 결과 중위도 지역 건물에 TARCC를 사용하면 연간 냉난방 에너지 소모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건물은 전 세계 에너지의 약 35%를 소비하며 이 중 60%가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난방에 사용된다.

이런 건물 냉난방 에너지 부담은 심해져 가는 온난화 억제를 위해 전 세계가 시급히 대처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태양열을 반사하는 '수동 주간 복사 냉방'(PDRC) 소재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겨울에는 오히려 난방비를 증가시킨다.

현재 사용되는 소재들은 별도 조작이나 에너지 투입 없이 냉방과 난방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남서부에 서식하는 나마쿠아 카멜레온(Namaqua chameleon)의 피부에 주목했다.

이 카멜레온의 피부는 더울 때는 밝은 회색을 띠면서 햇빛을 반사해 체온을 유지하고 기온이 내려가면 짙은 갈색으로 변해 열을 흡수한다.

[사이테크+] 기온 감지해 태양열 흡수·반사하는…'카멜레온 코팅소재' 개발
연구팀은 열에 의해 색깔이 변하는 감온성 마이크로캡슐과 특수 미립자, 결합제 등을 혼합,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코팅 소재를 현탁액 형태로 만들었다.

이 TARCC 소재는 금속 표면에 바르고 햇빛 아래에 놓아두자 20℃ 이상에서 어두운 회색에서 밝은 회색으로 변했고 기온이 30℃에 도달하자 태양 복사열을 최대 93%까지 반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TARCC 소재는 하루 종일 80℃ 정도로 가열해도 손상 흔적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안정성도 우수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어 개집 크기의 건물 모형 표면을 TARCC와 일반 흰색 페인트, 수동 복사 냉각 페인트, 파란색 강철 타일 등으로 처리한 뒤 사계절 환경에서 태양에너지 흡수반사 성능 비교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겨울철 따뜻한 조건에서는 TARCC와 수동 복사 냉각 페인트가 비슷한 온도를 보였으나 추울 때는 TARCC가 더 따뜻한 온도를 유지했다.

또 TARCC는 여름철에는 흰색 페인트나 파란색 강철 타일보다 훨씬 시원한 온도를 유지했고, 봄과 가을에는 급변하는 온도 변화에 맞춰 수시로 난방과 냉방 모드로 전환됐다.

연구팀은 계절에 따른 종합적인 실외 테스트 결과 TARCC는 여름에는 온도를 주변보다 6.5℃ 낮추고 겨울에는 4.3℃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위도 지역 건물에 사용하면 에너지 소모를 연간 최대 20%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TARCC는 저렴하고 쉽게 제조할 수 있고 시공도 간단하다"며 "이 색상 변경 시스템이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지역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지속 가능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no Letters, Fuqiang Wang et al., '"Warm in Winter and Cool in Summer" Scalable Biochameleons Inspired Temperature Adaptive Coating with Easy Preparation and Construction', http://dx.doi.org/10.1021/acs.nanolett.3c02733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