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정 혼자 두명 몫, 지원도 두배 필요"…복지부 간담회
"저희는 엄마, 아빠 두 명 몫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혼자서 두 사람 역할을 하는데 지원도 그만큼 받았으면 좋겠어요.

"
15일 보건복지부가 서울 용산구 한국보육진흥원에서 개최한 '비혼 출산·양육자 간담회'에서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가정을 이루거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참석자들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한부모가정 부모들과 동거부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비혼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부족한 경제적 지원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고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40%에 달하는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적은 3%에 불과한 한국의 비혼출산율을 지적하며 "일단은 인식 개선이 먼저 돼야 한다.

쉽진 않지만 미혼모 가정을 유쾌하게 그려낸 드라마로 인해 인식이 좋아진 사례도 있었던 만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식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에 거주하는 최모 씨는 "'한부모가정이라 급여를 받는 아이'로 낙인찍힐까봐 교육급여를 일부러 안 받는 분들도 봤다"며 "열심히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미혼모들이 많다는 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비혼출산·양육자들이 많은 만큼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소득구간별로 다양한 수준의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기준보다 약간 소득이 높아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했지만 받을 수 있는게 전무하다 보니 생활수준은 수급자인 분들보다 훨씬 더 나쁘다.

수급자인 경우 여행바우처도 나오는데 저희는 복지관에서 하는 프로그램 아니면 여행 한번 가는 것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소득구간을 넓게 잡고 촘촘히 나눠서 완충작용을 하게 하면서 한부모가정 양육자들이 천천히 탈수급을 할 수 있게끔 격려해달라"고 말했다.

혼자 아이를 출산한 후 부모 집에서 살고 있다는 임모 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주거지원을 신청했지만 부모님이 주택을 갖고 있고, 세대분리가 쉽지 않아 반려됐다"며 "아이와 독립해 살고 싶지만 빌라나 아파트를 신청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참가자들은 비혼가정의 일·육아 병행을 위해 돌봄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모 씨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혼자 키우면 입원 등 일하지 않아도 아이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근로기준 등을 완화해달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산후조리 비용에 비해 초창기 육아 지원이 적어 미혼모들의 대부분이 출산지원금을 아이에게 쓰느라 산후조리를 못 하고 있다는 등 초반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간담회를 주재한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비혼 출산도 결혼한 가정과 똑같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불이익받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