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기차 배터리 셀 가격이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의 셀 과잉 생산과 전기차 수요 부진이 맞물린 결과다. 전기차 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기차 가격이 더 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배터리셀 가격 뚝…"전기차 가격경쟁 격화" 예고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리튬이온배터리셀 평균판매가격(ASP)은 전월 대비 10.4% 급락했다. 구체적으로 각형 삼원계 셀 가격(1Wh 기준)은 0.65위안, 각형 리튬인산철(LFP) 셀은 0.59위안으로 집계됐다. 각각 10.9%, 10.1% 하락했다. 파우치형 삼원계 셀 가격은 0.7위안으로 10.2% 떨어졌다.

올 2분기 말부터 셀 가격이 안정화되다가 다시 낙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과 7월 셀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평균 1.6%, 0.2% 떨어지는 데 그쳤다. 트렌드포스는 가격 하락 추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당시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고 셀 생산 과잉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주춤한 것도 배터리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올초 테슬라가 불붙인 전기차 업체 간 가격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중·저가 전기차 출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7년부터 전기차 평균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현재 전기차 시장이 잠시 주춤하지만 향후 성장세는 폭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1484만 대에서 2035년 7878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대 중반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6.2TWh)가 배터리 업체 생산능력(5.9TWh)을 뛰어넘을 것이란 설명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