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물론 기업·자산관리업체·MMF 등 집중 매입
'5% 넘는 금리'에 美단기국채 인기…3개월간 1천300조원 몰려
최근 미국의 단기 국채 금리가 5%를 넘기면서, 불확실성을 피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얻으려는 개인·기관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만기 1년 이하인 미국 신규 단기국채(T-bill)에 투자된 자금 규모는 지난 3개월간 1조 달러(약 1천330조원)를 넘어섰다.

미국이 상당 기간 이어졌던 제로금리 시기를 뒤로 하고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기준금리 상단이 5.5%에 이른 가운데 최근 단기국채 금리도 5%를 웃돌고 있다.

6개월 및 1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각각 5.5%, 5.37%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단기국채 금리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기면서, 개미투자자들이 은행 계좌에 돈을 넣어두기보다는 단기국채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을 비롯한 소액 투자자는 정부의 주간 국채 경매에서 비경쟁 입찰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달 중순 경매 당시 비경쟁 입찰자들이 5.29% 금리에 6개월물 국채를 28억9천800만 달러(약 3조8천억원)어치 쓸어가 2001년 이후 최대였다.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단기 국채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차대조표상으로 국채 전문 딜러(PD)에게 돌아간 단기 국채 규모가 7월의 1천160억 달러(약 154조2천억원)에서 지난달 450억 달러(약 59조8천억원)가량으로 급감했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 LLC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토머스 사이먼스는 "매력적인 금리인 만큼, 오랜 기간 단기 국채 매입이 국채 전문 딜러들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개인·기관들의 투자 유인이 있다고 봤다.

저금리 시기 은행 자금을 예치했던 기업 회계담당자들도 머니마켓펀드(MMF) 투자에 이어 단기 국채에 직접 투자하고 있으며, 자산관리업체들도 자산 배분 측면에서 단기 국채 매입에 나설 유인이 있다.

자산관리업체 브랜드와인 글로벌의 존 매클레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여유자금을 단기 국채에 할당할 매우 좋은 기회"라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이 6개월물 국채보다 낮은데 이는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현금을 MMF로 옮기면서 MMF 시장 규모가 올해 들어 8천800억 달러(약 1천170조원) 늘어나 사상 최대인 5조6천200억 달러(약 7천474조원)에 이른 가운데, MMF의 단기 국채 보유도 늘고 있다.

금융시장 정보업체 크레인 데이터에 따르면 MMF의 단기국채 보유 규모는 5월 초 기준 8천812억달러(약 1172조원)에서 8월 초 1조6천억 달러(약 2조128조원)로 늘어난 상태다.

드레퓌스 투자전략의 존 토빈은 미 정부가 단기 국채 추가 발행에 나설 경우 국채 가격이 내려갈 수 있으며, 이 경우 MMF가 단기 국채 매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