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가격 뛰나"…46년 만에 최고치 앞둔 코코아 가격 [원자재 포커스]
t당 3050파운드 돌파한 코코아값
공급난에 가나 정부 등 가격 인상


코코아 선물 가격이 46년 만에 최고치 경신을 앞두고 있다. 주요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에서 공급 악재가 계속되면서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코코아 12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2% 넘게 급등해 t당 3050파운드를 돌파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1977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3053파운드)에 가까워졌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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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정부는 최근 코코아 농장에 지급되는 국가 보장 코코아 가격을 63% 이상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코코아 농장의 소득을 높이는 동시에 이웃 국가로 코코아 콩이 밀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코코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국외로 밀반출되는 코코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서부 테파 코코아 재배지역을 찾아 "코코아 농가가 9월에 시작되는 새로운 회계연도(2023/2024 시즌)에 t당 2만943가나세디(1837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며, 이는 전년도에 받았던 1만2800가나세디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새로운 가격이 지난 50년간 서아프리카 전역의 농부들에게 지급된 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가나에서는 2022/2023 시즌 재배된 코코아가 이웃국가인 코트디부아르, 토고 등으로 대거 밀수됐다. 가나의 통화인 가나세디화 약세와 코코아 가격 하락 등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나의 코코아 총 생산량이 예상보다 낮아지자 가나 정부는 예상보다 한 달 일찍 시즌을 마감하고 새 시즌의 시작을 10월이 아닌 9월로 앞당겼다.
"초콜릿 가격 뛰나"…46년 만에 최고치 앞둔 코코아 가격 [원자재 포커스]
가나 시민사회 코코아 플랫폼의 레티시아 아두 얀키는 "가격 차이가 좁혀져 코트디부아르와 토고에 코코아를 판매하는 것은 더 이상 수익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아프리카 코코아는 표면이 검게 변하는 흑점병(Black pod disease) 등 병충해에 의한 작황 문제로 인해 공급난 전망이 가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따라 6월부터 시장에서는 코코아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나 규제 기관인 코코보드의 공보 책임자 피피 보아포는 "농가 보장 가격을 인상한 이후 2023/2024 시즌에 82만 t의 생산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정부는 연간 코코아 구매를 위해 12억달러를 차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아프리카의 또 다른 주요 코코아 생산국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카메룬도 "2023/2024 시즌에 코코아 가격을 kg당 약 1500 CFA프랑 (2.45달러)로 25 % 인상한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