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카카오VX 손 들어줬다…"스마트스코어 가처분 기각"
골프 플랫폼 기업 카카오VX와 스마트스코어 간의 기술침해 다툼에서 법원이 카카오VX의 손을 들어줬다.

8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스마트스코어가 카카오VX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등 금지청구 가처분 신청이 7일 기각됐다. 법원은 카카오VX가 스마트스코어의 기술을 베꼈다고 볼 수 없고, 부당한 영업 행위도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자사 서비스를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가처분 금지를 신청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골프장에 위약금을 대신 내주거나 무상 납품 정책을 펼쳐 부당영업 행위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VX는 스마트스코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맞섰다. 해외에도 여러 업체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도 약 6개 업체가 운영중이라는 이유에서다. 부당영업 행위에 대해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스마트스코어의 모든 주장을 기각했다. 우선 스마트스코어의 골프장 솔루션에 대해 상당한 투자나 노력에 의한 성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골프장에서의 경기운영 및 관리 규칙 등을 전자화한 것이라는 평가다.

또 카카오VX가 스마트스코어의 데이터를 부정사용했고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카오VX가 과도하게 가격을 낮추고 위약금을 보전해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가격 경쟁과 기술개발을 통해 최종 소비자인 골프장 사업자에게 품질좋고 저렴한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카카오VX관계자는 "문제가 된 유사한 서비스 부분은 가처분 기각 결정을 받았지만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기 위해 이미 지난 6월 20일 모두 변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마트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신고한 두 건 모두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상태다.

두 플랫폼 기업간 전쟁에서 카카오VX가 1승을 거뒀지만 분쟁이 모두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 직원이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자사 시스템에 접근해 해킹했다며 카카오VX를 수원지방검찰청에 형사고소했다. 카카오VX는 스마트스코어가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카카오VX 관계자는 "이같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양사 대표이사 미팅을 희망한다고 전했다"며 "협의가 잘 이뤄지면 특허기술 침해 소송도 취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