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1조원 넘게 증액된다. 인천발(發) KTX 건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조기 개통 등 굵직한 지역 숙원사업이 대거 반영되면서다. ‘균형 발전’을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사업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SOC 예산 증가와 관련해 “도로, 철도 예산은 줄었다”며 “지하차도 등 안전 확보와 관련된 예산을 많이 늘린 결과”라고 했다.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철도 부문 예산이 8조원을 돌파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엔 경기 파주 운정역과 서울 삼성역, 화성 동탄역을 잇는 GTX-A 노선의 조기 개통을 위한 1805억원이 담겼다. GTX-A 노선은 내년 4월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운정~서울역 구간이 운영될 전망이다. GTX-B 노선과 GTX-C 노선에는 각각 3562억원, 1880억원이 책정됐다. 인천발 KTX에는 746억원, 수원발 KTX엔 287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2029년 개항 목표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에 536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외에 대구·경북 신공항(100억원), 인천 백령도 소형공항(40억원), 충남 서산공항(10억원) 등 지역 거점 공항 건설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새만금국제공항 예산은 66억원 편성됐다. ‘잼버리 사태’로 새만금 일대 사업의 타당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에 최종 요구한 금액(590억원)의 10% 수준으로 깎였다.

노선 변경으로 여야 정쟁의 중심으로 떠오른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내년 정부 예산안으로 123억원이 편성됐다.

허세민/서기열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