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물시장, 매일 전 품목 자체 방사능 검사
"필요시 자체적으로 일본산 수산물 판매 안 할 것"
[르포] "직접 검사하니 안심돼요"…방사능 측정기 든 수산물시장 상인들
"뉴스로만 보던 방사능 측정, 직접 하니까 안심돼요.

"
28일 오전 11시께 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물시장.
수산물시장 도매인연합회 박상규(48) 사무국장은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시장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가 "잠깐 방사능 측정 좀 하겠습니다"고 하자 상인들은 흔쾌히 측정에 응했다.

약 45분간 진행된 방사능 검사에서 모든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는 안전범위 내인 0.3 이하가 표시됐다.

박 국장은 "오늘 처음 시작한 자체 방사능 검사인데 상인들 반응이 좋다"며 "직관적으로 고객들에게 확인시켜 줄 수 있으니 장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반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상인 정훈주(45)씨는 "방송으로만 접하던 방사능 측정을 직접 기계로 확인하니 더 안심된다"며 "눈으로 직접 봤으니 손님들에게 어필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핵 오염수 방류를 시작 후 첫 주말에는 오히려 평소보다 10% 정도 손님이 더 늘었다"며 "꽃게 철인데 저녁쯤엔 꽃게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르포] "직접 검사하니 안심돼요"…방사능 측정기 든 수산물시장 상인들
그의 말처럼 수산물 시장의 분위기는 어둡지만은 않았다.

평일 오전이지만 수산물 구매를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상인들과 흥정하기도 하며 수산물을 구입했고, 상인들 또한 적극적으로 손님을 맞았다.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히 남았다.

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수산물 시장을 찾았다는 권기덕(53)씨는 "아이들에게 앞으로 일이 주 내에 수산물을 많이 먹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방류를 중단하고 시간이 지나면 수산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노르웨이, 아니면 태평양 쪽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나는 수입 해산물을 먹을 것"이라고 염려를 내비쳤다.

[르포] "직접 검사하니 안심돼요"…방사능 측정기 든 수산물시장 상인들
수산물시장 도매인연합회 고중근(66) 회장은 "매천동 수산물시장에서 영업 중인 8개 법인 상인회가 직접 방사능 측정기 2대를 구입, 검사 전담 인력을 충원해 매일 방사능 검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흘쯤 뒤면 오염수 방류 후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이 들어올 텐데 일본산 수산물뿐만 아니라 국내산도 모두 측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신뢰 회복이 될 때까지 방사능 측정을 계속하겠다"며 "상황을 주시해 필요하다면 자체적으로 일본산 품목을 판매 금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구입한 방사능 측정기 2대는 해양수산부에 문의해 구입한 것으로, 매일 측정된 방사능 수치 기록은 대구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고, 8월부터는 월 2회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상인회 자체적으로 실시된 간이 방사능 검사 기록이 전달되고, 이상이 발견된다면 신속한 2차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지표 정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르포] "직접 검사하니 안심돼요"…방사능 측정기 든 수산물시장 상인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