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글라스 거장 신부와 시인 스님의 협업으로 만든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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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신부·원경스님 시화·산문집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출간
"오래 전부터 만난 것 같다…백년지기 같은 편안함" "(오늘) 두 번째 만났는데 오래전부터 만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운 고향의 샘물을 퍼 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우리의 사명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인중 신부)
"책의 제목이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인데 우연하게도 (신부님을) 빛섬(아트)갤러리에서 처음 뵐 때도 비가 왔습니다.
오늘도 비가 오는 것을 보면서 비마저 꽃이 되는 것이 인연이 아닌가 싶습니다.
" (원경스님)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유럽에서 유명한 프랑스 도미니코 수도회 소속 김인중 신부와 서울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는 북한산 심곡암 주지 원경스님이 그림과 시·에세이가 어우러진 단행본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파람북)을 펴냈다.
2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출간을 기념해 기자 간담회를 연 김인중 신부와 원경스님은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김인중 신부는 원경스님을 만난 적이 없던 시절 그가 의지할 곳이 없는 이들을 돌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감동적이었다"면서 "진흙에서 연꽃 피어나는 것과 같은 일을 계속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사내가 무슨 꽃을 좋아하느냐'고 핀잔을 당할 정도로 꽃을 좋아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김인중 신부는 자신을 백합에 비유하고서 "백합꽃과 연꽃은 하늘 아래에서 같이 피고, 하늘을 우러러 서로를 시새움 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종교의 구분을 넘어선 화합을 역설했다.
그는 이날 새벽 2시에 일어나 원경스님을 위해 미사를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원경스님은 "인연이라는 것은 시간 개념보다 마음의 밀도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몇차례 안 뵈었지만, 백년지기와 같은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신부님의 고결한 인품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만남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하고 사회를 화합하게 하고 사랑을 구현하는 자그마한 꽃씨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신부님을 노스님을 뵈는 것과 같이 섬기는 마음으로 모시게 되었다.
앞으로도 잘 모시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책의 제목에 들어간 빛섬은 김인중 신부의 한글 호이기도 하다.
원경스님은 암자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이미지가 제목에 있는 빛섬의 모티브가 됐다면서 "우리 삶이 하늘과 같은 마음을 늘 담고자 하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책에는 화려한 색감과 추상적 이미지가 특징인 김인중 신부의 회화 작품과 세라믹·글라스 아트 등이 원경스님의 시, 산문과 함께 소개됐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푸른색, 적색, 보라색이 엉킨 유리잔처럼 보이는 김인중 심부의 작품은 '감춰진 봄빛 그림'이라는 시에서 원경스님의 시와 나란히 실렸다.
원경스님은 이 시에서 "사랑이 깊어서/ 세월을 담았다/ 가을빛 같은 그림으로// 사랑을 키워놓곤/ 씻긴 봄빛 그림이 되어/ 깨인 꿈같이 웃고 있다/ 그대"라고 노래했다.
미술가와 시인의 만남은 어떤 효과를 냈을까.
원경스님은 김인중 신부의 추상적인 작품에 대해 "구상은 생각을 고정시킨다.
반면 추상은 작업을 하다 보면 자유로운 시각이 풍부해진다"면서 "신부님의 그림을 통해서 추상에 입문하는 것과 같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오래 전부터 만난 것 같다…백년지기 같은 편안함" "(오늘) 두 번째 만났는데 오래전부터 만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운 고향의 샘물을 퍼 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우리의 사명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인중 신부)
"책의 제목이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인데 우연하게도 (신부님을) 빛섬(아트)갤러리에서 처음 뵐 때도 비가 왔습니다.
오늘도 비가 오는 것을 보면서 비마저 꽃이 되는 것이 인연이 아닌가 싶습니다.
" (원경스님)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유럽에서 유명한 프랑스 도미니코 수도회 소속 김인중 신부와 서울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는 북한산 심곡암 주지 원경스님이 그림과 시·에세이가 어우러진 단행본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파람북)을 펴냈다.
2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출간을 기념해 기자 간담회를 연 김인중 신부와 원경스님은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김인중 신부는 원경스님을 만난 적이 없던 시절 그가 의지할 곳이 없는 이들을 돌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감동적이었다"면서 "진흙에서 연꽃 피어나는 것과 같은 일을 계속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사내가 무슨 꽃을 좋아하느냐'고 핀잔을 당할 정도로 꽃을 좋아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김인중 신부는 자신을 백합에 비유하고서 "백합꽃과 연꽃은 하늘 아래에서 같이 피고, 하늘을 우러러 서로를 시새움 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종교의 구분을 넘어선 화합을 역설했다.
그는 이날 새벽 2시에 일어나 원경스님을 위해 미사를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원경스님은 "인연이라는 것은 시간 개념보다 마음의 밀도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몇차례 안 뵈었지만, 백년지기와 같은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신부님의 고결한 인품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만남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하고 사회를 화합하게 하고 사랑을 구현하는 자그마한 꽃씨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신부님을 노스님을 뵈는 것과 같이 섬기는 마음으로 모시게 되었다.
앞으로도 잘 모시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책의 제목에 들어간 빛섬은 김인중 신부의 한글 호이기도 하다.
원경스님은 암자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이미지가 제목에 있는 빛섬의 모티브가 됐다면서 "우리 삶이 하늘과 같은 마음을 늘 담고자 하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책에는 화려한 색감과 추상적 이미지가 특징인 김인중 신부의 회화 작품과 세라믹·글라스 아트 등이 원경스님의 시, 산문과 함께 소개됐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푸른색, 적색, 보라색이 엉킨 유리잔처럼 보이는 김인중 심부의 작품은 '감춰진 봄빛 그림'이라는 시에서 원경스님의 시와 나란히 실렸다.
원경스님은 이 시에서 "사랑이 깊어서/ 세월을 담았다/ 가을빛 같은 그림으로// 사랑을 키워놓곤/ 씻긴 봄빛 그림이 되어/ 깨인 꿈같이 웃고 있다/ 그대"라고 노래했다.
미술가와 시인의 만남은 어떤 효과를 냈을까.
원경스님은 김인중 신부의 추상적인 작품에 대해 "구상은 생각을 고정시킨다.
반면 추상은 작업을 하다 보면 자유로운 시각이 풍부해진다"면서 "신부님의 그림을 통해서 추상에 입문하는 것과 같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