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장애인 측 계획서 검토 후 검증 채택 여부 결정
광주 장애인 고속버스 이동권 보장 소송 '현장검증 하나'
광주 지역 장애인들이 고속버스 탑승 설비 설치 의무화를 요구하며 제기한 차별 구제 소송에서 재판부가 현장검증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24일 광주지법 민사14부(나경 부장판사)는 배영준 씨 등 장애인 5명이 금호고속(소송수계 금호익스프레스), 광주시, 정부를 상대로 낸 차별구제 소송의 4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장애인 원고 5명은 금호고속에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나 저상버스가 한 대도 없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반된다며 2017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유사 소송의 대법원판결을 기다리기 위해 중단된 재판은 올해 초 4년 10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원고 측은 터미널 플랫폼에서 실제 운행 중인 고속버스에 장애인이 탑승하는 현장검증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현재 실태를 그대로 재판부에 보여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탑승 설비나 접근 시설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받기 위한 목적으로 원고 측이 지속해 요구했었다.

그러나 금호익스프레스 측은 "버스 운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장검증을 터미널 시설에서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설 구비 여부를 확인하려면 사진 제출 등 사실관계 확인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장검증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퍼포먼스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터미널에 가서 현 시설 현황과 개선 대상 시설 등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며 원고 측 계획서를 받아 다음 기일에 검증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다른 유사 사건 재판과 달리 광주 사건의 원고들은 (시설 개선 대상) 노선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피고 측과 합의할 의지가 있다"며 "금호고속과 합의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