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네번째 국가 달착륙…심우주 탐사 도울 고도기술
러 굴욕 직후 '대박'…인도, 달 탐사 넘어 화성에도 눈독
우주 발사시장 쟁탈전…미·중 등 대형탐사 줄줄이 예고
인도 달 남극 첫 '터치다운'…글로벌 우주 경쟁 불 댕겼다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이 23일(현지시간) 달 남극에 처음으로 착륙하면서 앞으로 전 세계 달과 우주 탐사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인도 무인 탐사선의 달 남극 첫 착륙으로 인도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달 탐사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 역대 네번째 국가 달착륙…심우주 꿈꿀 고난도 기술 입증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는 이날 오후 6시 4분께 달 남극에 사상 처음으로 착륙했다.

사람이 만든 기기가 달에 발을 내디딘 것은 미국, 옛 소비에트연방, 중국에 이어 인도가 네 번째다.

인도는 21세기 들어 중국에 이어 달 표면에 우주선을 온전하게 내린 두 번째 국가로서 높은 과학 역량을 인정받았다.

영국 레스터대학교의 마틴 바스토 천문학과 교수는 "달의 극지 착륙은 적도 착륙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도 해본 적 없는 극궤도에 진입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미국도 달의 극지방에 착륙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탐사선이 얼음이 있는 달의 극지방에 착륙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잠재력 때문에 특히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지구에서 조달할 필요 없이 달 안에서 물, 산소, 향후 임무에 필요한 연료를 얻을 가능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섰기 때문이다.

달은 인류가 화성 등 태양계 다른 행성이나 그 위성, 태양계 밖을 향할 때 사용할 출정기지로서 꿈을 부풀리는 곳이기도 하다.

지구에서부터 큰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어지는 까닭에 여러모로 우주탐사를 향한 도전을 자극하는 면이 있다.

인도 달 남극 첫 '터치다운'…글로벌 우주 경쟁 불 댕겼다
◇ 전통강호 러 굴욕 직후 '대박'…달탐사 넘어 화성에도 눈독
특히 이번 인도의 성공은 앞서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루나-25)가 지난 20일 달 표면에 추락해 완파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1957년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1959년 이미 달 표면에 최초로 우주선이 도달하는 등 우주 강국을 자부해온 러시아로서는 체면을 구겼다.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앤드루 코츠 교수는 "이번 달 착륙으로 인도는 주요 우주여행 국가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착륙 성공 이후 인도는 달 탐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일본과 공동 탐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인도는 착륙선, 일본은 발사체와 로버를 각각 맡는다.

이 임무의 이름은 루펙스(LUPEX)로, 달의 남극을 탐사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아울러 인도는 우주 비행사를 달로 보내는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 가가니안(Gaganyaan)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우주 비행사 3명을 달로 보낸다는 목표로 추진돼 당초 지난해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됐고 현재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인도는 태양 탐사선 '아디트야(Aditya)-L1'도 준비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 초 이를 발사할 예정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에 따르면 이 임무는 전자기와 입자 탐지기를 이용해 태양 광구 채층과 가장 바깥층을 관측하는 계획이다.

ISRO는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지구 궤도를 돌며 육지와 얼음 표면 등 기후변화 영향을 관찰하는 합성 개구 레이더가 탑재된 인공위성 '니사르'(NISAR)를 공동 개발·발사할 예정이다.

인도는 두 번째 화성 탐사선도 발사한다는 목표다.

인도는 지난 2014년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망갈리안은 같은 해 9월 화성 궤도에 진입해 8년간 화성 궤도를 돌며 화성 표면을 촬영하고 대기 성분 정보 등을 수집해 지구로 보냈다.

인도 달 남극 첫 '터치다운'…글로벌 우주 경쟁 불 댕겼다
◇ 우주 발사시장 쟁탈전…미국·중국 등 대형탐사도 줄줄이 예정
인도는 외국인 투자를 받아 세계 우주 발사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10년간 지금의 5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의 스페이스X 등 민간기업들까지 뛰어든 세계 우주 발사 시장은 올해 90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200억 달러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이동수단 시장과는 별개로 각국은 자국 명예 제고와 소프트파워 확대를 노리며 더 경쟁적으로 우주 탐사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러시아, 중국 등 주요 우주 탐사국들은 달 궤도를 도는 우주 정거장과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장기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NASA는 달에 거주가 가능한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따라 수년 내에 사람을 다시 달에 보내기로 했다.

이 계획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내년에는 달 궤도에 유인비행이 이뤄지고 2023년에는 우주비행사들이 달 남극에 착륙하며 2028년에는 달에 우주기지가 건립된다.

중국도 2026년까지 '창어7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고 2028년에 달 남극에 연구기지를 건설하고 2030년에는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인도 달 남극 첫 '터치다운'…글로벌 우주 경쟁 불 댕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