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기술 고도화 등에 전액 투입…"역량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
"한화오션 유상증자, 주당가치 훼손"…증권가, 투자의견 줄하향(종합)
증권가는 24일 한화오션이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 전액을 신규 투자에 투입해 역량이 강화될 것이란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약세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전날 시설자금 등 2조원을 조달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은 해외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 친환경 연료 기반의 추진체계 및 친환경 운반선 기술 고도화 등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영구전환사채 상환이 아닌 전량 신규 투자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주주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특수선 부문에서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건조 역량을 확대한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신조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는 내년에도 양호할 전망"이라며 "상선 부문의 매출액 증가 추세는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고, 외형 성장 사이클 장기화에 따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한화오션은 잠수함·수상함·호위함 등의 방산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및 풍력 등에 기반한 선박·해상풍력 사업 역량을 갖고 있다"며 "이번 증자 자금으로 사업 확장의 퍼즐을 맞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적자가 지속된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쌓아온 해양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성장할 계기를 맞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증권가는 주주가치나 주가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게 분명하다며 투자의견을 줄줄이 내렸다.

이동헌 연구원은 "당분간 대규모 증자에 따른 희석,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향후 6개월 수익률이 -10∼10%일 때 부여하는 '트레이딩 매수'로 한 단계 낮췄다.

목표주가는 기존 3만원에서 3만3천원으로 높였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투자 회수 시점은 오는 2027년 이후가 본격적인 시점인데 자금 조달효과를 감안해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먼 시점"이라며 주당가치 희석을 고려해 목표가를 3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도로 하향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일반적으로 회사가 설명한 투자의 집행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을 크게 넘어선다"며 "당장은 대규모 신주가와 높은 할인율로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날 삼성증권은 한화오션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 채 목표가를 기존 3만5천500원에서 3만2천원으로 내렸다.

아울러 교보증권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보유'와 3만2천원으로 낮췄고, 다올투자증권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