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탈 없이 지나간 '힐러리'…LA원유 프리미엄 정상화 수순 [오늘의 유가]
배럴당 0.4~0.45센트 프리미엄 원래 가격으로
중국 수요 부진·루블화 약세도 가격하락에 영향


허리케인 힐러리가 미국 서부 지역을 강타했지만, 원유 생산 시설에는 큰 타격이 없어 유가는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원유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9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0.58% 내린 배럴 당 80.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0.70% 내린 83.87달러에 거래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1939년 이후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를 강타한 힐러리가 서부 해안 정유소를 비켜 간 것으로 보이며, 로스앤젤레스(LA) 지역 5개 정유소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힐러리 상륙 전 NYMEX에서 LA산 가솔린(RBOB)과 디젤(ULSD)은 갤런당 40~45센트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거래됐다. 하루 생산량이 16만배럴인 남부 캘리포니아 토랜스 정유소가 유지보수에 들어가면서 프리미엄은 더 붙었다. 분석가들은 힐러리로 인해 총생산량이 110만 배럴이 당하는 이 지역 정유소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힐러리가 큰 피해 없이 사그라들면서 파이프라인 운영업체들은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원유를 다시 운송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부터 항만 운영이 일시 중단된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원유 수입 터미널도 운영 재개를 앞두고 있다.
별 탈 없이 지나간 '힐러리'…LA원유 프리미엄 정상화 수순 [오늘의 유가]
지속되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원유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을 한 차례 낮췄지만 시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SPI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는 마켓워치에 "중국에서 전이 위험이 있을 수 있다"라며 중국 부동산 위기가 전 세계 경제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네스는 "중국에서 나오는 계속된 부진한 거시경제 지표가 원유 시장에 약세 역풍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수요 측면에 대한 의구심과 경계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이 여전히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가는 하락하면 다시 (저가 매수에) 지지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이 원유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경우 러시아가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스파르탄캐피털의 피터 카르딜로는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러시아가 생산량을 늘려 OPEC+내 균열을 초래해, OPEC+산유국들의 합의를 결렬시킬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