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숙소는 홈스테이·성당·학교"

파견미사 기준 내외국인 40만∼80만명 집결 예상…유치 기념 기자간담회
"교황, 분단 뛰어넘을 수 있는 화해의 큰 발걸음 놓을 것" 기대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국내외 청년 수십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 세계청년대회 때 홈스테이(민박)와 성당, 학교 시설 등을 활용해 숙소를 확보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정 대주교는 세계청년대회 유치를 기념해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청년대회 참석자가 대미를 장식할 파견 미사를 기준으로 외국인과 내국인을 합해 적게는 40만∼50만명, 많게는 70만∼80만명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숙소에 대해 "홈스테이를 기본으로 하면서, 성당의 피정집이나 교육센터를 활용하고, 학교나 성당의 강당과 교실에 슬리핑백을 놓고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청년대회 말미에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모일 파견미사 때는 야영이나 비박 형태로 밤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정 대주교는 덧붙였다.

파견미사 시점과 장소는 바티칸과의 협의를 거쳐 추후 결정된다.

정 대주교는 무더위, 장마, 태풍, 방학 기간 등이 행사 시기 결정에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 조직위 구성이나 행정 당국과의 협력에 관해 정 대주교는 "교회 내 주교 중에서 조직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고, 장관이나 각 부처, 중앙 정부 책임자와는 여러 루트로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대주교는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이뤄질 교황의 방북에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교황의 방문은 물론 그분께서 제시하실 메시지는 한국과 세계의 모든 청년에게 희망과 위로의 목소리가 될 것이고, 우리 국민들에게 큰 기쁨의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에도 남북 분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평화를 실천할 방법을 고민해 왔다"며 "남북 분단의 지엄한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평화와 화해의 큰 발걸음을 놓아주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청년대회가 남북 분단의 현실을 살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통해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모든 분열과 갈등의 상황들을 숙고하고 화해와 일치, 평화를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대주교는 "세계 청년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젊은이들이 다 한명이라도 빠짐없이 참가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두는 것"이라며 "북한 청년이 수천 명, 수만 명은 아니더라도 대표적인 몇 분이라도 참석할 수 있으면 굉장히 의미가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름대로 북한 청년을 초대하는 노력을 기울일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의 남북 대치 상황이나 국제 관계 등으로 볼 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북한 청년도 일부라도 참가하도록 다방면으로 접촉해볼 생각이다.

정부 측과 얘기해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로,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젊은이들의 신앙을 독려하기 위해 1984년·1985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전 세계 젊은이를 초대한 일을 계기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적게는 수십만 명, 많게는 수백만 명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