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자 약 60% '찬성'…정부, 야수니 국립공원 내 사업 중단 수순
에콰도르, 국민투표로 아마존내 석유개발사업 중단 결정
남미 에콰도르 국민들이 환경 파괴 논란을 빚은 아마존 지역 내 석유 개발 사업에 대해 '중단'을 결정했다.

21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야수니 국립공원 석유 개발 중단 여부를 묻는 찬반 국민투표에서 개표율 98% 기준 59%가 '찬성'(개발 중단) 의견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국민투표는 전날 대선·총선과 함께 진행됐다.

이번 투표는 지난 5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

아마존 열대우림에 있는 약 9천800㎢ 면적의 야수니 국립공원에는 17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에콰도르 전체 석유 매장량의 40%에 달한다.

에콰도르 국영 석유 회사 '페트로에콰도르'는 이중 '43블록'이라고 명명한 일부 지역에서 2016년부터 하루 최대 46만6천 배럴의 석유를 시추하는 사업을 허가받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에콰도르토착인연맹(CONAIE·코나이에)을 비롯한 환경 운동가들은 원주민 거주지 파괴와 환경 훼손 등이 심각하다며 사업 중단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코나이에는 "야수니 국립공원 내에 외부 사회와 접촉하지 않은 3개의 원주민 집단과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트로에콰도르 측이 "(사업) 허가 면적은 3㎢이지만, 우리는 0.8㎢만 쓰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원주민 등의 반발을 잠재우지는 못하던 상황이었다고 엘우니베르소는 전했다.

결국 국민투표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코나이에는 성명을 내 "오늘 에콰도르는 생물 다양성과 토착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며 환영했다.

스웨덴의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역사적인 국민투표"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그간 환경운동에 큰 관심을 드러내 온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역시 이번 국민투표 전 "세계 최초의 이번 절차를 통해 에콰도르는 모범을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고 AFP는 전했다.

야수니 국립공원 원유 채굴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게 된 건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석유 개발을 하지 않는 대신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최소 50%인 36억 달러를 사업 보류 기금 명목으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금했다.

참신한 지구온난화 해법으로 주목받은 이 대안은 여러 환경단체의 찬사를 받았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에드워드 노턴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지원 약속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6년 뒤인 2013년까지 목표치의 0.37%에 해당하는 1천330여만 달러밖에 모이지 않자, 코레아 정부는 사업 보류 계획을 백지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