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야산 등산로 입구에 2인 이상 동반 산행을 권고하는 구청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20일 오후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야산 등산로 입구에 2인 이상 동반 산행을 권고하는 구청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관악경찰서는 흉기를 소지하고 신림역사거리 인근을 배회한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께 바지춤에 흉기를 차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목격한 시민 신고를 받고 A씨를 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흉기를 휘두르거나 행인을 위협하지는 않았으며 "신림동이 무서워 방어 차원에서 흉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가족에게 돌려보냈다.

앞서 신림동 인근 공원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이 너클(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을 착용한 30대 최모 씨에게 맞고 성폭행당하는 일이 있었다. 피해자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틀 후 끝내 사망했다. 사건 발생 후 신림동 야산 등산로 입구에는 2인 이상 동반 산행을 권고하는 구청의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최 씨는 피해 여성과 일면식이 없는 관계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 씨의 혐의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했다.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와 달리 강간살인죄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된다.

지난달에는 30대 남성이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일도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