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인승 버스 두 대에 나눠 타 북한대사관으로 이동
북한 태권도 선수단 야간열차로 베이징 도착…카자흐 갈듯(종합)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19∼26일)에 참석하는 북한 선수들이 17일 오전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

전날 오후 6시 18분께 랴오닝성 단둥에서 침대기차를 탄 북한 선수들은 14시간 30분 만인 이날 오전 8시 47분께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선수들은 일반 승객들이 모두 내릴 때까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일반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한 지 25분 뒤인 9시 12분께 플랫폼에 38인승 버스 2대가 들어왔고, 선수들은 그제야 기차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탔다.

기차역 주차장에는 북한 대사관과 영사관이 사용하는 '133' 번호판을 단 승용차와 승합차도 눈에 띄었다.

오전 9시 18분께 133 번호판을 단 검은색 승용차 두 대와 같은 번호판을 사용한 승합차 한 대를 선두로 버스가 기차역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선수들이 나눠 탄 버스 두 대 사이에는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승합차를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 태권도 선수단 야간열차로 베이징 도착…카자흐 갈듯(종합)
선수들이 기차역을 완전히 벗어나는 동안 일반 승객들과의 접촉은 완전히 차단된 상태였다.

버스는 커튼을 쳐 내부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한 여성 선수는 커튼 사이로 베이징 시내를 한참 바라보기도 했다.

흰색 반팔 와이셔츠 차림의 이 선수는 취재진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버스 앞쪽에는 선수단 관계자인 듯 하늘색 셔츠를 입은 남성이 등받이에 기댄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선수들을 태운 버스는 승용차로 15분가량 떨어진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다.

선수들은 항공편을 이용해 베이징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등 외신기자들도 코로나19 이후 3년 7개월 만에 중국을 찾은 북한 선수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베이징역에서 만난 한 외신기자는 "북한 사람들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해외로 나온 만큼 관심이 크다"며 "이번 사례가 중국과 북한의 교류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선수단의 중국 입국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외신 기자들의 요청에 "현재 이 문제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