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재판부인데…보이스피싱 수거책 유·무죄 엇갈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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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 범행임을 입증할 수 있는지에 따라 유무죄 판단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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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5월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으로 현금을 받아 전달하기로 한 뒤 금융기관 직원 행세를 하는 등 전화사기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검사를 사칭한 조직의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말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1천500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지난해 5월 19일께부터 일주일 동안 17명으로부터 3억9천900만원을 받아 챙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현금 수거책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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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법원은 A씨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고 해서 조직원에게 신분증을 찍어 보냈고 세금과 4대 보험 가입 안내까지 받은 점, 피해자들에게 본명을 밝혔고 개인정보유출 위험 때문에 대화 내용을 삭제하라는 조직원의 지시를 따른 것으로 보인 점 등을 토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수거한 돈을 입금하지 않고 매번 지시받은 장소로 이동해 전달하고, 공문서를 피시방에서 출력해 피해자들에게 건넨 점에 비춰보면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는 인식을 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기 범행 공모나 공문서위조와 행사에 관한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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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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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국세 체납 징수 아르바이트를 했을 뿐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체납된 세금은 공무원이 징수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조직원의 말을 믿었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고, 받은 돈을 세무서나 행정기관 등에 입금하지 않고 조직원들에게 100만원씩 나눠 입금한 점, 가명을 말하려고 한 점 등으로 볼 때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지는 보이스피싱 범죄 특성상 그 확산을 막기 위해 현금 수거책을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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