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의원 11명 현장 방문…"해당 기계에 경보장치 설치"
고장·차단 여부 규명 필요…샤니 대표 "안전한 산업현장 만들 것"
"'끼임 사망사고' 성남 샤니공장, 사고 때 작동 경보음 안 울려"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숨진 끼임 사고 당시 해당 기계에서 케이크 반죽 배합 볼 상승·하강 시 울려야 할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안전조치에 허점이 드러난 만큼 수사당국은 기계 고장이었는지, 수동으로 경보장치를 꺼놨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6일 경기 성남시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 사망사고 현장을 찾아 샤니와 고용노동부 측으로부터 사고 경위 등에 대해 보고받고 이 같은 당시 상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박정(더불어민주당)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임이자(국민의힘)·이수진(민주당) 의원, 김형동·지성호·이은주·진성준·전용기·이학영·윤건영·김영진 의원 등 11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사측에서는 이강섭 대표이사가, 노동자 측에선 박인수 샤니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과 민길수 고용노동부 중부청장 등 공무원들도 현장에 나왔다.

의원들은 먼저 비공개로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와 고용노동부 측으로부터 사고 경위와 조치 등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사고 현장을 살펴봤다.

현장 시찰에 앞서 이뤄진 의원들과 사측 간 간담회는 박 위원장과 여야 간사, 샤니 대표의 모두 발언만 공개되고, 나머지 일정은 모두 비공개로 이뤄졌다.

현장 시찰 후 박 위원장은 사고 경위와 관련한 질문에 "반죽 볼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기계는 노동자들 요청으로 경보음이 울리게 하는 장치가 설치됐다는데 사고 당시 제대로 작동했는지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를 일으킨 기계는 당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는데 고장이었는지, 누군가 수동으로 꺼놨는지 등은 추가로 밝혀야 한다.

회사 측도 추후 보고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당시 2인 1조로 작업이 이뤄졌고 기계 노즐을 바꾸기 위해 볼트를 조이는 작업 중이었고, 반죽 배합 볼이 빠진 상태에서 공간을 확보한 뒤 작업을 해야 했는데 사수와 부사수가 동시에 작업하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사고를 일으킨 기계에 안전 센서가 설치돼 있고 경보음이 제대로 울렸다면 이번 같은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사 당국과 고용노동부에 철저한 수사와 조사를 촉구했다.

"'끼임 사망사고' 성남 샤니공장, 사고 때 작동 경보음 안 울려"
또 SPC 측이 지난해 10월 계열사인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난 이후 허영인 회장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1천억원을 투자, 안전사고를 방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말뿐인 조치였다며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1천억 중에서 180억원을 샤니 공장에 투입한다고 했던 SPC 측의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제대로 투자가 안 된 것 같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SPC가) 샤니 공장에 조기 투자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강섭 샤니 대표는 "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힐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라며 "사업장에서 다시는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산업현장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이은주 의원 등 정의당 소속 의원 3명이 사고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공장을 찾았다가 사측 제지로 무산된 데 대해서는 "의원님 측과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라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