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7월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맥주 수입량이 전체 맥주 수입량의 35%를 넘어서면서 일본은 맥주 수입국 1위에 올랐다.

1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7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7985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보다 239.0% 늘어난 수치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동월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2019년 7월 수입량(5132t)을 웃돈다. 바로 직전 해인 2018년 7월(7281t) 기록도 넘어섰다.

지난달 맥주 수입액도 1년 전 보다 281.9% 증가한 677만5000달러로 뛰어올랐다. 수출 규제 조치 이전인 2018년 7월(663만9000달러)과 비교해도 더 많은 수입량이다. 동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17년 7월(706만8000달러)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우리나라 전체 맥주 수입량의 35.5%로 일본은 맥주 수입국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다음으로 중국(3141t), 네덜란드(2696t), 독일(1881t), 폴란드(1639t), 아일랜드(843t), 미국(656t) 등 순이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일본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일본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2019년 7월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국내에서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사실상 종료되는 분위기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 기간에 1위를 차지했던 중국 맥주와 네덜란드 맥주는 일본 맥주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밀려났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는 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 일본 맥주가 다시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22억원으로 전년보다 86.9% 늘었다.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면 일본 어패류 수입은 줄고있다. 지난달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2415t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6% 줄었다. 어패류 수입량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액(959만9000달러)도 21.2% 줄어 넉 달 연속 감소했다. 어패류 수입액이 1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8월(756만8000달러) 이후 23개월 만이다. 어패류는 활어, 냉장·냉동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을 모두 합한 수치이다.

올 1~3월 증가세를 보이던 일본 어패류 수입량과 수입액은 지난 4월 각각 -26.0%, -9.7%를 기록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예고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어패류 수입 규모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지진이 발생한 뒤 2014년까지 줄었다.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자 2011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포함한 주변 8개 현 모든 어종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