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양한 활약상 펼친 손석구 “임지섭이 변하는 부분 필요. 딱 필요한 만큼의 분량이었어요”(‘D.P.’ 시즌 2)

배우 손석구의 변신에 대중은 즐겁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시즌 2는 지난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D.P.’의 후속작이다.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정해인 분)와 한호열(구교환 분)이 군내의 부조리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새롭게 만들어보잔 열의로 뭉쳤어요. 시즌 2를 두고 호불호가 나뉜다는 걸 익히 알고 있어요. 하지만 시즌 2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D.P.’는 대만족한 작품이에요. 촬영하면서도 그 생각을 했죠.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화가 없어요.”

손석구는 103사단 헌병대 대위 임지섭 역을 맡았다. ‘D.P.’ 시즌 2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는 캐릭터다. 시즌 1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군인이었다면, ‘D.P.’ 시즌 2에서는 사병의 안전을 위해 발 벗는 모습이다.

“캐릭터 변화의 씨앗은 시즌 1 엔딩 때부터 있었다고 생각해요. 임지섭이라는 캐릭터가 준호와 호열이 하고자 하는 것들의 대척점에 서 있다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게 인간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절친이자 후배 군인으로 나왔던 나중석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변곡점이었어요. 시즌 1에서 보여줬던 모습보다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어 보고 싶었고, 그랬다가 캐릭터가 다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인터뷰] 다양한 활약상 펼친 손석구 “임지섭이 변하는 부분 필요. 딱 필요한 만큼의 분량이었어요”(‘D.P.’ 시즌 2)

‘D.P.’ 시즌 2에서 손석구는 다양한 활약상을 펼친다. 곤경에 처한 사병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믿었던 후임이 사망하는 사건을 마주하면서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시즌 1 이후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시즌 2 분량이 늘어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한준희 감독님을 모르고 하는 소리예요. 자신이 만드는 콘텐츠에 진심을 다하는 감독님이에요. 배우 한 사람의 인지도에 영향을 받아서 대본을 바꾸는 분이 아니죠. 그도 그럴 것이 오래 전에 시즌 2 대본을 받았어요. 극 안에서 임지섭이 변하는 부분이 필요했어요. 딱 필요한 만큼의 분량이었어요. 한준희 감독이 시즌1을 촬영할 때부터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임지섭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저 또한 옳은 일을 향해 일직선으로 쭉 가기보다 후회나 의심도 하고, 갈팡질팡하는 그의 모습이 인간적으로 느껴졌고요. 그만큼 연기하는 쾌감도 컸죠.”

‘D.P.’ 시즌 1은 내무반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D.P.’ 시즌 2는 군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야기를 확장했다.

“매우 대만족이에요. 시즌 1이 내무 생활에서 나오는 부조리가 주를 이뤄 공감대 형성이 크게 됐어요. 시즌 2는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하는지 질문하는 드라마라고 생각을 해요. 그만큼 조금 더 무거웠던 것 같아요. ‘D.P.’ 시리즈는 힐링이었어요. 작품마다 현장 분위기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 ‘D.P.’는 너무 좋았어요. 프로만 모인 곳이었어요.”

‘D.P.’ 시즌 2에서는 임지섭 대위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인물이라는 설정이 새롭게 등장한다. 전부인 서은 중령(김지현 분)의 출연도 있었다. 김지현과 앙숙 케미를 보여준다.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성격적으로 이혼을 할만 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본인들이 갖고 있는 기질 자체가 다르다는 걸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한때 사랑했지만 현재는 앙숙인 지점부터 시작하고 싶었어요. 감독님께서 테이크가 끝날 때마다 김지현 씨에게 ‘진짜 잘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김지현 씨는 어떤 이미지로 연기를 소화하고 싶은지가 명확했어요.”

[인터뷰] 다양한 활약상 펼친 손석구 “임지섭이 변하는 부분 필요. 딱 필요한 만큼의 분량이었어요”(‘D.P.’ 시즌 2)

손석구는 지난해 영화 ‘범죄도시2’의 강해상과 JTBC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로 대중에게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대세 배우’라는 호칭을 듣고 있다.

“돌아보면 많은 부분이 변했지만, 개인적으로 체감되는 부분은 없어요. 촬영 현장에서 제 몫을 해내야 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같아요. 아직 내가 대세 배우라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지금이 내 커리어의 전성기겠다’라는 생각은 있어요. 또 이런 시기가 올까 싶기도 하고, 감사하고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을 임하고 있어요.”

대세 배우 반열에 오른 손석구는 쉼 없는 연기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2년 새에 작품을 한 번에 하나만 한 적이 없어요. 한 번에 여러 작품을 하면 집중도가 떨어져서 연기 퀄리티가 떨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다작이 오히려 집중이 잘 되고, 그래서 다작을 선호해요. 근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3개월 정도 쉴 거예요. 지금 하고 있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가 끝이 나는데 정신적으로 힘든 게 없는데 육체적으로는 휴식이 필요한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대중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배우 중 한 명인 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연기를 할 때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들 안에서 하는 게 보는 분들이 편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굳이 있지도 않은 모습을 카메라 앞에서 보이려고 하진 않아요. 손석구의 한계를 넓혀서, 제 원을 키워 두고 그 범주 안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이 나를 지겨워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지겨워해야 한 발 앞서서 변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몇 해 전보다 소진돼 ‘새로운 경험이 필요한 때가 오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