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제주 전체 외국인 관광객 85% 차지 큰손
"직항노선 확대·프로모션 박차"…하루만에 中크루즈선 53척 기항 신청

6년여 만에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이 풀린다는 소식에 제주 관광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내국인 해외 떠난 제주에 중국인 온다…사드 이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았지만 내국인 관광객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소위 '유커'로 불리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아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중국 관광객은 전 세계는 물론 제주 관광의 '큰손'이다.

중국 관광객이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2016년 306만1천522명이 제주를 찾으면서 당시 전체 외국인 관광객(360만3천21)의 약 85%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17년 75.6% 줄어든 74만7천315명이 제주를 찾았고, 2020년 10만3천288명, 2021년 6천381명, 2022년 9천891명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중국 노선이 일부 재개되면서 개별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7월까지 13만2천545명(잠정치)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중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 해제로, 관광업계는 비로소 코로나19, 사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전날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전면 허용 발표가 나자마자 이날 오전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 53척이 제주도(제주항·강정항)에 기항을 신청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예약이 급작스럽게 몰림에 따라 제주항과 강정항에는 기존 크루즈선 기항을 포함해 내년 3월까지 8개월 가량의 기항 신청이 마감된 상태다.

"내국인 해외 떠난 제주에 중국인 온다…사드 이전으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영매 뉴화청여행사 대표는 "이틀 전부터 거래처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소식에) 걱정도 되지만, 반가운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전세버스와 관광 안내원 등 확보 문제가 클 것이라 우려하면서도 "중국 단체 관광에 대한 준비는 항상 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더 안 좋은 환경에서도 풀어나갔던 만큼 이번에도 잘 풀어갈 것"이라 기대했다.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는 더욱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 부점장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매출은 3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회복이 더뎠다"며 "사드 이후 6년 만에 단체여행객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제주신라면세점 관계자 역시 "중국인들이 개별관광에 더해 단체관광이 오면 수요가 커지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며 "본사 차원에서 단체관광 TF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역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단체 관광 쇼핑 편의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판촉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에 제주의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이 전날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찍는 등 면세점·항공·여행·화장품 등 한국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내국인 해외 떠난 제주에 중국인 온다…사드 이전으로"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재개되면 현재 제주공항 국제노선이 주 100회 정도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주 편도 174회로 회복할 것으로 보여 호텔 객실과 레스토랑, 카지노, 쇼핑몰 등 드림타워 전 분야 매출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침체했던 제주 외국인 관광 시장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상황이나 트렌드를 분석해 상품을 개발하고 직원 대상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 관광업계는 물론 제주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계기로 단체관광객이 대규모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국내외 항공사와 현지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현재 중국 6개 지역 주 77편이 운항하고 있는 중국 직항노선을 하반기에 17개 지역 주 157편까지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어 내년도에는 18개 노선 주 200편 이상으로 직항노선을 확대해 중국관광객이 편리하게 제주를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해 나아갈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시장 개방을 대비하여 다양한 콘텐츠 발굴 및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해왔으며, 중국 관광객의 트렌드 변화에 따른 맞춤형 여행 콘텐츠 육성 및 홍보를 통해 제주 관광산업의 고품질화를 유도하고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