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전례없는 한반도 종단 태풍…역대 피해 규모는
평균적인 태풍의 위력은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만배 정도로 평가된다.

태풍이 닥치기 전 대비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큰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다.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은 현재 예상대로면 기상청 자료로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1951년 이후 태풍 중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태풍이 될 전망이다.

전례 없는 경로에 전례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2001년 이후 국내에 상륙한 태풍의 경로를 살펴봤을 때 2002년 8월 31일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해 이튿날 동해로 빠져나갈 때까지 우리나라를 대각선으로 관통한 태풍 루사의 경로가 카눈 예상 경로와 그나마 비견될 수 있다.

[태풍 카눈] 전례없는 한반도 종단 태풍…역대 피해 규모는
루사 때문에 사망·실종자 246명, 5조1천479억원 상당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1951년 이후 태풍 인명피해 규모 중 4위, 재산피해 규모 중에는 1위에 해당한다.

특히 루사가 지나며 2002년 8월 31일 하루 강원 강릉시에 870.5㎜ 비가 내렸는데 이는 우리나라 기상관측 역사상 일강수량 최고치다.

국내에 영향을 준 태풍 가운데 역대 가장 큰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태풍은 1959년 9월 12일 발생한 사라다.

사라는 발생 사흘 만에 중심기압이 최저 905hPa(헥토파스칼), 풍속이 최대 85㎧에 달할 정도로 강력한 '슈퍼태풍'이었다.

이는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열대저기압 분류'(SSHWS)에서 가장 높은 5등급에 해당한다.

사라는 1959년 9월 15∼18일 국내에 영향을 줬는데 추석이었던 1959년 9월 17일 남해안에 상륙해 영남지역을 할퀴고 갔는데,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하면 849명에 달했다.

사라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컸던 태풍으로는 1972년 8월 베티(550명), 1987년 7월 셀마(345명), 앞서 언급한 루사와 2003년 매미(246명)가 있다.

재산피해로 보면 2006년 7월 에위니아(1조8천344억원)와 1999년 7∼8월 올가(1조490억원)도 손꼽힌다.

[태풍 카눈] 전례없는 한반도 종단 태풍…역대 피해 규모는
기상청 통계를 보면 1951년부터 작년까지 발생한 태풍 가운데 국내에 영향을 준 것은 236개다.

월별로 보면 8월이 83개로 가장 많다.

이어 7월 72개, 9월 50개, 6월 23개, 10월 5개, 5월 3개 순이다.

일반적으로 태풍 수는 여름에 많지만 태풍 피해는 가을에 크다.

가을 태풍이 더 강력한 이유는 해수면 온도에 있다.

태풍은 해수면의 뜨거운 수증기를 먹고 성장하는데, 바닷물은 비열이 커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아진다.

물론 카눈이 얼마나 큰 피해를 줄지 아직 알 수 없으며 여름이라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특히 지난달 장맛비로 발생한 수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은 상황이라 우려된다.

제6호 태풍 카눈은 오후 3시 기준 제주 서귀포 남동쪽 280㎞ 해상을 시속 13㎞로 통과했다.

카눈은 중심기압 965hPa, 최대풍속 37㎧로 강도 등급 '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예상대로면 카눈은 10일 아침 전남과 경남 사이 남해안에 상륙하고 오후 3시 청주 남남동쪽 60㎞ 지점을 통과하겠다.

이때 카눈은 중심기압 980hPa, 최대풍속 29㎧로 강도 등급 '중'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같은 날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가고, 11일 오전 북한 평양 남동쪽 110㎞ 지점을 거쳐 간 뒤, 12일 오전 3시 평양 북서쪽 130㎞ 지점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전망이다.

9일 오후 3시 기준 제주도와 제주도해상, 남해먼바다, 동해남부남쪽먼바다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됐다.

경남권과 전남, 경북에는 호우특보가, 남해안과 경상동해안에는 강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시간당 20㎜씩 강한 비가 내리고 최대순간풍속 20㎧로 강풍이 불고 있다.

강한 비바람은 11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카눈] 전례없는 한반도 종단 태풍…역대 피해 규모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