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총으로 불행을 쏘다…佛작가 니키 드 생팔
“나는 미친 사람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광기와 치유의 어두운 우주를 발견했고 내 감정, 두려움, 폭력, 희망, 기쁨을 그림으로 옮기는 법을 배웠다.”

트라우마를 예술로 승화한 프랑스계 여성 작가 니키 드 생팔. 그는 1930년 파리 외곽 뇌이쉬르센에서 태어났다. 대공황으로 집안이 몰락하며 미국 뉴욕에서 조부모와 유년기를 보냈다.

그의 20대는 불행했다. 10대 때 아버지로부터 당한 성폭행, 첫 남편의 불륜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10차례에 걸친 전기 충격 치료를 받으며 그림을 그렸다. 보그, 엘르 등의 잡지 패션모델이었던 생팔은 1955년 스페인 여행을 하며 가우디의 정원 등에서 영감을 얻어 본격적인 예술가의 길을 걷는다.

생팔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건 1960년대 ‘슈팅 페인팅’이다. 페인트 주머니에 소총을 쏜 뒤 물감을 피처럼 흘리게 둔 것. 그는 40세 이후 경쾌한 작품을 내놓기 시작한다. 생팔의 상처를 보듬은 이는 키네틱 아트로 유명한 스위스 출신 예술가 장 팅겔리다. 부부는 토스카나의 한 공원에 터를 잡고 역작을 만든다. 22장의 타로 카드를 모티브로 한 이 공원은 공사 기간만 20년. 1998년 개장했다. 그는 말했다. “우리 안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창조적 힘이 있다고 믿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