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최근 주요 정부 부처의 기획조정실장을 긴급 소집해 내년도 예산 요구안의 추가 구조조정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말 각 부처 기조실장을 소집해 당초 낸 요구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한 지 한 달 만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31일 김동일 예산실장 주재로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의 기조실장들과 내년도 예산안 관련 회의를 연 것으로 3일 파악됐다.

기재부는 회의에서 각 부처가 역점을 두고 예산 증액을 계획 중인 사업들의 콘텐츠를 보강하라고 요청했다. 6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재정전략회의에서 제시된 국방 및 법 집행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 강화, 약자 보호, 미래 성장동력 확충,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4대 분야에서 국민을 납득시킬 만큼 내실 있는 사업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각 부처는 매년 5월 31일까지 부처 산하 사업의 다음해 예산안을 기재부에 요구한다. 기재부는 이들의 요구를 기초자료로 삼아 통상 8월 말 또는 9월 초에 다음해 예산안 정부안을 확정한다.

기재부는 예산이 깎이는 사업과 관련해 각 부처가 이해관계자들을 적극 설득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국고보조금 등의 감액 확정 이후 불거질 수 있는 이해관계 단체의 반발이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회의에서 ‘추가 감액 사업 발굴’은 주요 논의 사안으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6월 기조실장 회의 이후 요구안을 다시 받으면서 감액 목표는 상당 부분 채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기재부는 이달 셋째 주까지 정부 예산안을 마무리 짓고, 다음달 1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박상용/황정환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