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디지털 휴먼·조리 로봇·호텔 등 다양한 업종 러시
석유 수요 감소 앞두고 미래 산업 육성하려는 사우디
최근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중동 ‘모래 바람’이 거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대 국가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 참여하려는 스타트업이 잇따르면서다. 분야도 로봇, 자율주행, 디지털 휴먼 등 다양하다. 스타트업이 ‘제2의 중동 붐’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50조원 투입' 거대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로봇·버추얼 휴먼 기술로 공략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플랫폼업체 뉴빌리티는 지난 6월 네옴시티의 미래형 친환경 복합 산업 단지 옥사곤과 영국 슈퍼카 제조사 맥라렌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글로벌 프로그램 ‘옥사곤 X 맥라렌 엑셀러레이터’에 선정됐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물류 자동화 등 옥사곤이 진행하는 핵심 과제 중 ‘스마트 라커 & 라스트 마일 배달’ 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아 엑셀러레이터 포트폴리오로 발탁됐다.뉴빌리티는 연구비용, 글로벌 기업과 네트워킹 세션 및 발표 기회, 맥라렌에서의 사업 워크숍 및 멘토링, 네옴시티 옥사곤 구역 내 파일럿 테스트 기회 등을 제공받는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네옴시티의 최첨단 산업단지로 개발될 옥사곤은 완벽하게 자동화된 물류 및 유통 공급망을 갖춘 미래형 도시”라며 “이번 프로그램 참여로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GCC(걸프협력회의)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글로벌 라스트마일 시장에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드론, 조리 로봇도 네옴시티에서 볼 수 있을까
도심항공교통(UAM) 통합 관제 및 모빌리티 배송 전문 기업 파블로항공도 네옴 전시회에 참여했다. 파블로항공은 LG유플러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UAM 교통관리시스템’을 소개했다. 드론 배송 전용 기체인 ‘PA-H3’도 전시했다. 파블로항공이 드론쇼를 위해 개발한 공연용 기체도 공개했다. 소형 불꽃드론인 ‘파이어버드’와 중형 불꽃드론인 ‘빅버드 F-3' 등의 기술력을 소개했다. 앞서 파블로항공은 국내 최초로 드론 배송 스테이션을 열었고, 국토교통부 주관 규제샌드박스 물류 배송 분야 실증 사업, K-드론시스템 하늘길 발굴 실증 사업, 뉴욕항공진흥원(NUAIR) 물류 배송 실증 사업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미래형 도시에는 UAM과 드론·로봇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파블로항공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차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빈 주차면을 안내하는 서비스인 워치마일을 개발한 베스텔라랩도 네옴시티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베스텔라랩은 지난 6월 사우디 ‘GPMF(Global Project Management Forum) 2023’ 행사에 참석했다. 앞서 베스텔라랩은 5월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 총괄 기관인 PMI-KSA(Project Management Institute - Kingdom of Saudi Arabia·PMI-KSA)와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베스텔라랩의 워치마일은 실내 정밀 측위 기술과 인프라 정보를 활용한 스마트 주차 솔루션이다. 정밀 디지털 맵 생성, DB 표준화, AI 영상 분석 시스템 등으로 가용 주차면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현지 법인도 잇따라 설립
호텔에 디지털 시스템을 제공하는 H2O호스피탈리티는 지난 1월 사우디 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애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넥스트온도 3월에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지사를 열었다. LED(발광다이오드) 기반 ‘인도어 팜’(실내 농장) 기술로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6개국에서 4억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도 따냈다. 디지털 휴먼 전문업체 갤럭시코퍼레이션도 사우디 등 중동 지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도 국내 스타트업의 사우디 시장 진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 6월 한국과 사우디이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공동 펀드를 조성했다. 공동 펀드는 사우디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해 조성하고 있는 1억5000만달러 (약 1954억원) 규모의 펀드에 한국벤처투자가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출자해 총 1억 6000만달러(약 2084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사우디벤처투자(SVC), 사우디국부펀드(PIF Jada)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공동 펀드가 한국 기업에 최소 1000만 달러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양국 간 합의했다. 이영 장관은 “한-사우디 공동펀드 조성을 계기로 우리 벤처·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뿐만 아니라 사우디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제2의 중동신화 주역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네옴시티 짓는 이유
사우디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기여도의 35%를 스타트업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한국 정부와 협업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중기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3월에 사우디 투자부와 정보 교환, 리야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벤처기업이 현지에 진출할 때 비자와 법인 설립도 지원한다. 최근에 나온 책<네옴시티>을 쓴 유태양 작가는 “최근 한국 정부가 사우디를 비롯해 GCC 현지에서 한국 유망 기업 및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투자설명회(IR)를 열고 있다"며 "해당 업체는 사우디를 포함해 중동 시장에서 큰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으로 향후 네옴시티가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면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이시은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