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건수 10배 급증…전자약 상용화 '잰걸음'
국내 전자약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올 1분기 한 건에 불과했던 전자약 임상시험이 2분기에만 12건으로 급증하면서 전자약 신약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자약(전자·저주파 자극기) 국내 임상시험 건수는 12건이었다. 이 가운데 10건은 5월과 6월에 진행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임상이 활성화하는 분위기다.

전자약은 인체 특정 부위를 전류, 자기장 등으로 직접 자극해 질병의 원인이나 증상 등을 낫게 하는 의료기기다. 현재 국내에서는 우울증과 편두통 등을 치료하는 전자약이 상용화됐다. 와이브레인의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뉴로핏의 뇌질환 전류자극기 ‘뉴로핏 잉크’ 등이다. 미국 등 해외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뇌종양, 파킨슨 환자의 손떨림 증상,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호흡곤란 환자 등 다양한 질환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들어 전자약 임상시험이 부쩍 늘었다. 5~6월 임상시험이 승인된 전자약은 파킨슨 환자의 보행 개선, 라섹 수술 후 안구건조증 치료, 불면증, 인지기능 장애, 연하 장애 등으로 치료 분야가 다양해졌다. 양쪽 눈가 주름 일시적 개선과 특발성 안면마비 환자의 회복 유효성을 평가하는 2건의 임상시험도 승인받았다.

대부분 초기 개발 단계여서 개발 실패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2분기 진행된 임상 12건 중 10건은 탐색임상이었다.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허가받기 위해서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확증임상을 거쳐야 한다. 탐색임상 비중이 높다는 것은 개발 초기 단계 전자약이 많다는 의미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