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칼부림' 피의자 조 씨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림동 칼부림' 피의자 조 씨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낮 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 모(33) 씨를 옹호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를 검토 중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사건 발생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조 씨는 '조선 제일검', '상남자' 등으로 칭하며 범행을 두둔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조 씨가 남성을 상대로만 범행했다는 점을 들어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녀 갈등 조장을 위해 이런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여성 범죄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 XX랑은 다르다", "이제 그만 용서하라", "노인이랑 여성은 안 찔렀으니 정상 참작해줘야 하지 않나" 등의 댓글을 달았다. "남자만 찌른 데에서 아주 쓸모가 있으신 분", "죗값 다 받으시고 다시 한번 더 부탁드린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확인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에 경찰은 이런 내용을 작성한 네티즌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범행 장면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최초 유포한 인물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앞서 조 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근처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신상공개 여부는 오는 26일 결정된다. 경찰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내·외부 인사들로 위원회를 꾸려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