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교 부문 1인자’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에게 한·중·일 3국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23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왕 위원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회담할 당시 한·일·중 3국의 차관급 협의 개최를 타진했다”며 “(3국) 정상회담을 재개하자는 의사 표시로 보인다”고 전했다. 왕 위원과 하야시 외무상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최를 계기로 자카르타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19년 12월 이후 중단된 3국 정상회담을 올해 재개하기 위해 물밑 조율에 나설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3국 간 대화가 간부급 협의에서 외교장관 회담,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이번 왕 위원의 제안과 관련해 “중국이 국제 정세와 국내 경제를 고려해 3국 대화에 전향적인 쪽으로 기울었다”고 해석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측 의사를 한국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이 이를 통해 한·미·일 안보 협력에 균열을 내려 한다는 관측도 있어 일본 정부는 미·중 관계를 주시하면서 대화해나갈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 이번 회담 의장국은 정해진 순번에 따라 한국이 맡게 된다.

왕 위원과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 회담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