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나가 다이시 감독 연출…스즈키 료헤이 연기 돋보여
아름답게 그려낸 두 남자의 사랑…영화 '에고이스트'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는 대개 남녀 배우가 짝을 이뤄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와 달리 마쓰나가 다이시 감독이 연출한 '에고이스트'는 동성애자인 두 남자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다.

일본 도쿄의 패션 잡지 에디터인 료스케(스즈키 료헤이 분)는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남자다.

그가 동성애자란 사실도 사회생활에 별다른 장애가 돼 보이진 않는다.

료스케의 삶에 결핍된 게 있다면 사랑일 것이다.

그는 어느 날 친구로부터 동성애자인 류타(미야자와 히오)를 소개받는다.

류타는 료스케의 개인 트레이너가 돼 운동을 가르쳐주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모습은 여느 남녀와 다를 게 없다.

료스케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한 류타는 계단을 오르다가 불쑥 키스하고, 사랑을 시작한 료스케는 집에서 기쁨에 겨워 춤을 춘다.

사랑은 기쁨과 쾌락을 주지만, 슬픔과 고통도 수반한다.

기쁨과 쾌락만 좇는다면 사랑할 수 없고, 슬픔과 고통이 두려워도 사랑할 수 없다.

료스케와 류타도 마찬가지다.

동성애자들에게 몸을 팔며 돈을 버는 류타는 료스케에게 미안한 마음에 번민하고, 그를 떠나려고 한다.

료스케는 류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도와줄 방법이 없는지 고민한다.

료스케는 류타의 엄마에게 "전 사랑이 뭔지 모르겠어요"라고 고백하지만, 그의 사랑은 감동적이다.

"넌 몰라도 돼.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니까"라는 엄마의 말이 모든 걸 말해주는 듯하다.

아름답게 그려낸 두 남자의 사랑…영화 '에고이스트'
'에고이스트'는 퀴어 영화지만 사회적 편견과 싸우는 동성애자의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료스케와 류타의 사랑을 비난하거나 방해하는 인물도 없다.

료스케가 어린 시절 동급생들에게 '게이'라고 놀림당하는 장면이 있지만, 그의 회상에 그친다.

이 작품은 동성애자와 사회의 대립 구도를 만들기보다는 동성애자의 사랑이 여느 남녀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편견에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연기파 배우로 통하는 스즈키 료헤이는 빼어난 연기를 펼친다.

웃음을 머금고 머리를 살짝 옆으로 기울여 인사하는 그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인 느낌의 장면이 많다.

료스케가 친구들과 술집에서 대화하는 장면은 마치 배우들이 시끌벅적한 곳에서 각본 없이 자유롭게 말하고 카메라가 그들의 말을 좇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쓰나가 감독은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예술가를 그린 다큐멘터리 '피유피루'(2009)로 데뷔했다.

첫 극영화 '화장실의 피에타'(2015)는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에고이스트'는 일본 작가 다카야마 마코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제35회 도쿄국제영화제 그랑프리와 제25회 우디네극동영화제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됐다.

26일 개봉. 120분. 청소년 관람 불가.

아름답게 그려낸 두 남자의 사랑…영화 '에고이스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