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사의 해외 진출은 그 기업의 성과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자력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운 국내 중소·중견 납품회사가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는 효과를 함께 거두게 된다. 2000년대엔 TV 홈쇼핑, 2010년대엔 대형마트가 그런 역할을 했다. 이제는 국내 편의점에 납품하는 식품기업 등이 ‘K편의점 전성시대’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전문무역상사 지위를 인정받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19년 120만달러에 불과했던 CU 수출 실적은 지난해 800만달러를 넘어섰다. 2021년 편의점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며 국내 술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곰표맥주’가 지난해부터 CU 해외 점포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GS25는 베트남과 몽골에 떡볶이, 주먹밥, 도시락 등 간편식 제품 수출을 늘리고 있다. 대부분 국내 점포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이다. 이마트24 역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점포망에 PB인 ‘아임e’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 최대 규모 쇼핑몰 ‘주롱포인트몰’에 선보인 현지 1호점에서 아임e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하루평균 700~800명에 달한다.

K편의점은 대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CU는 지난해 11월 11일 말레이시아 점포들에서 ‘빼빼로데이’ 행사를 펼쳤다. 이에 따라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기획 상품 10여 종, 4만여 개를 수출해 완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