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 "이명박 정부로 회귀"…4대강국민연합 "종전보다 후퇴"
4대강사업 감사 결과에…"정권 코드 맞춤형" vs "미온적 감사"(종합)
환경단체들은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금강·영산강 보 해체를 결정하는 과정에 '4대강 사업' 반대 시민단체가 개입해 편향된 심의가 이뤄졌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두고 "정권 코드 맞춤형 감사"라고 비판했다.

국내 주요 환경단체 연대기구인 한국환경회의는 20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정부가 4대강 사업 정권인 이명박 정부로 회귀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18개월간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지만 기존 평가를 뒤집을 어떠한 것도 제시하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환경회의는 "19대 대선 당시 4대강 자연성 회복은 보수 후보도 동의할 정도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공약이었다"라며 "시민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주체가 자연성 회복에 적절한 인사를 추천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대강 조사·평가 전문·기획위원회 구성에 녹조 문제를 10년 넘게 지적한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먼지 털이식 감사에도 4대강 사업이 고인 물을 만들어 썩게 했다는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규탄했다.

국정과제 시한을 지키기 위해 적합하지 않은 데이터로 잘못된 경제성 평가를 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보 처리 방안 평가가 과학적이지 않았다면 감사원이 다시 적절한 평가를 통해 기존 평가의 문제를 지적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강과 낙동강의 11개 보 처리 방안은 감사원이 지적한 방법론을 반영하더라도 보 해체 경제성이 높았다"라며 "어떤 방법론을 동원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사원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환경부가 이날 감사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로 4대강 보를 모두 존치하고 과감한 치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자 한국환경회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정권 앞잡이로서 자리만 보전하려는 한화진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한국환경회의는 "감사원은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주문했을 뿐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를 목적대로 활용하라고 권고한 바 없다"라며 "환경부가 오직 정치적 이익에 골몰해 정권 입맛에 맞는 정책만 만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번 감사를 청구한 당사자인 '4대강국민연합'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보 해체가 위법이라는 핵심 결정을 제외하면 종전보다 후퇴한 결정"이라면서 유감을 표했다.

4대강국민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대표로 있는 단체다.

이 단체는 "4대강 조사·평가 전문·기획위원회의 법적 근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면죄부를 주는 등 미온적 감사를 진행했다"라며 "모래톱 면적 증대를 여전히 수생태계 개선항목으로 인정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4대강사업 감사 결과에…"정권 코드 맞춤형" vs "미온적 감사"(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