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아니냐' 질문에 "당장 얘기할 건 아냐"…소방당국 브리핑도 사양 "사소한 방해도 안 되게"
이재명, 충북 수해현장서 "재난지역 선포해야…피해복구에 집중"(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6일 청주와 괴산 등 기록적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충북 수해 현장을 찾아 신속한 수습 및 대비를 당부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방위복 차림으로 폭우로 침수돼 인명 사고가 발생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찾았다.

변재일·도종환·김교흥·이장섭·임호선·천준호 의원 등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그는 해당 지역구 의원들로부터 인명 피해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참 안타깝다"면서 "신속하게 수습할 수 있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걸 최대한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일행은 약 25분 동안 통제선 바깥쪽에서 배수 작업 등 현장을 지켜봤고 소방 당국 브리핑 등은 받지 않았다.

더 가까이서 현장을 보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사소하게라도 방해되지 않게, 별 도움이 안 될 테니까요"라면서 "우리도 구조해봤는데 정치인이 와서 하는 거 별로 도움이 안 되더라"며 사양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참 안타까운 현장"이라며 "피해자분들 명복을 빌고 애통하실 우리 유가족들에게도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소방 행정 당국이 나서서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수습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앞으로도 계속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전 대비도 최선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충북 수해현장서 "재난지역 선포해야…피해복구에 집중"(종합)
이 대표는 오후에는 충북 괴산군 오성중학교 대강당에 마련된 괴산댐 월류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생활 여건을 둘러봤다.

그는 기자들에게 "인력과 장비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일단 군(軍) 장비·인력이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도록 저희도 공식적으로 요청드려야 할 것 같다"며 "피해복구, 보상 문제 때문에 긴급하게 재난지역 선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농민이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도 농민 피해 복구 지원은 미흡하다'고 지적하자 "검토를 한 번 해보겠다" 답했다.

이 대표는 이어 괴산군 불정면 청산리에서 쌈 채소를 재배하는 스마트팜을 찾아 장화를 신고 수해 현장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그는 실효적 지원을 당부하는 농민 호소에 "농업 부분 피해 지원 문제도 구체적으로 챙겨보겠다"면서 "(지원이) 소액이라 어렵다는데 융자제도도 확대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현장 방문을 마친 이 대표는 '이번 수해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 질문에 "지금은 피해복구, 또 피해자분들 지원하는 게 급선무니까 그 문제는 당장 얘기할 건 아니다.

지금은 그 얘기를 하기보다 피해복구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또 재발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원인 분석, 책임규명은 향후에 해야 될 것"이라며 "기후 위기로 인한 순간 강우량이 너무 많다 보니까 대처하기 어려운 측면 있기는 한데 앞으론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체계적이고 장기적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예산이 소요되긴 하겠지만, 지금처럼 경제 상황이 어려울 때 오히려 이런 대대적 투자를 하는 게 미래세대를 위해 지원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