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뉴욕 3대 증시는 은행주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국채 금리는 소폭 오르고, 원유는 소폭 내렸다. 금은 보합세를 보였고, 비트코인은 3만10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날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 지수는 개선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비자 심리 지수는 72.6으로 예상 65.5를 상회했고, 기대 지수도 69.4로 예상치 61.8을 넘었다. 5년 장기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3.1%로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1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3.4%로 예상치 3.3% 보다 높았다. 단기 인플레 전망이 여전히 강한 점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의 6월 수출입 물가도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물가는 전월비 0.2%, 전년비 6.1% 내려 예상치 -0.1%, -3.6% 보다 크게 내렸다. 수출 물가도 각각 0.9%, 12.0% 내려 예상이었던 0.2%, 11% 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인플레 압력이 줄었지만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일 "연내 50bp를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내렸지만, 전체적인 추세가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다. 메리 데일리 총재도 "인플레에 승리했다고 선언하기는 이르다"며 "물가 상승률 목표 2%를 맞추더라도 바로 금리를 인하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달 달러 인덱스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서 추가적인 달러 약세를 전망하는 분석도 쏟아졌다. 달러인덱스는 15개월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다만 약달러는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에 도움이 되고, 달러로 거래하는 원자재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미국 외 신흥 국가 화폐가치는 추가적인 강세가 예상된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장전에 실적을 발표한 JP모간, 웰스파고, 씨티는 일제히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을 냈다. 특히 JP모간은 순이자수익(NII)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씨티는 전년 대비 매출(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은행주는 초반 강세를 보이다가 오름폭이 꺾였고, 중소형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美 은행 어닝 서프라이즈! 약달러 시대 자산 전망은[정소람의 미나리]
유나이티드헬스도 실적이 예상을 상회하고 연간 실적 전망치를 높여 잡으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다만 블랙록은 매출(수익)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주가가 약세였다.

미국에서는 FTC가 챗GPT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심사를 이어가고 있는 영국은 조사 기한을 6주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영국에서도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두 회사 모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헐리우드에서는 배우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작가 노조와 공동 파업에 들어가는 것으로, 1960년대 이후 배우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처음이다. 임금 인상과 근무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배우들의 파업이 길어지면 스트리밍, 영화 제작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인베이스는 어제에 이어 강세였다. 전일 미국 법원은 암호화폐 리플이 법적으로 증권이 아니라는 약식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암호화폐 업계의 승리라는 분석이다. 비슷한 소송에 휘말린 코인베이스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월가에서는 라스베거스샌즈와 화이자, 제네럴밀스 등에 대해 매수 보고서가 나왔다. 다만 알코아와 AT&T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투자 의견이 제시됐다.

다음주에는 본격적인 2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기업들의 실적이 다음주에도 선방할 경우 증시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래는 다음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의 목록이다.

火 BOA(BAC) 모건스탠리(MS) 찰스슈왑(SCHW)
웨스턴얼라이언스(WAL) 팩웨스트(PACW)
노바티스(LMT) 록히드마틴(LMT)
水 테슬라(TSLA) ASML(ASML) 넷플릭스(NFLX)
IBM(IBM) 골드만삭스(GS) US뱅코프(UBS)
라스베거스샌즈(LVS) 앨리파이낸셜(ALLY) 알코아(AA)
木 TSMC(TSM) J&J(JNJ) 필립모리스(PM) 켄뷰(KVUE)
金 아메리칸익스프레스(AXP) 슐럼버거(SLB)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