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흘 동안 버스전용차로 등을 막고 시위를 해온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63)를 14일 체포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3분 동안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역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5618번 시내버스를 가로막아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오후 2시10분께 박 대표에게 업무방해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체포를 고지했다.

체포 직전 박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과 ‘갈라치기 혐오 정치 STOP’이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시내버스 운행을 막았다. 그는 “더 이상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묵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경찰에 장애인 전용 차량을 요구했고 결국 오후 3시20분께 리프트가 설치된 승합차를 타고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됐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종로 1가, 13일에는 서울 혜화동 등의 버스정류장 앞에서 10분가량 같은 방식으로 시위했다. 박 대표 등 일행이 도로에 진입해 여러 대의 버스가 출발하지 못하자 승객들이 “출근해야 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도로교통법상 도로에서 교통에 방해되는 방법으로 눕거나 앉거나 서 있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여러 차례 버스 운행을 방해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방법으로 시위를 주도했다”며 “시위를 벌인 배경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