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물가둔화에 "7월 마지막 금리인상" 솔솔…'더 갈것' 신중론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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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국채금리↓·증시↑·달러 가치↓…금리 인상 전망 완화 반영
전문가들 1회 추가 인상에 무게…'한번으론 안심 못 해' 반론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른 둔화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정말로 끝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3.0% 올라 시장 전망치(3.1%)를 소폭 하회했다.
작년 같은 달 미국의 CPI 상승률이 9.1%로 최정점을 찍은 지 꼭 1년 만에 오름폭이 3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전체적으로 물가 급등세가 꺾인 것만 해도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더욱 고무적인 내용도 많다.
연준이 헤드라인 CPI보다 더욱 정확한 물가지수로 간주하는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4.8% 올랐으나, 시장 전망치(5.0%)를 하회했다.
2021년 3월 이후 최소폭 상승한 CPI와 거의 비슷하게 근원 CPI 역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오름폭이 작았다.
지난 4∼5월 두 달 연속 4.4%(전월 대비) 급등했던 중고차 가격이 6월에는 0.5% 하락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공급망 차질 해소로 신차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고차 가격은 계속 하락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보복 여행' 수요를 타고 치솟던 여행·레저 물가도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인다.
6월 항공료는 전월보다 8.1%, 전년 동월보다 18.9% 각각 급락해 전체적인 물가 상승 폭을 제한하는 데 기여했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지만 5월(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6.7%)에 비하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특히 미국에서 '먹거리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던 품목 중 하나인 달걀값이 작년보다 7.9% 하락한 게 반가운 소식이다.
개별 품목 중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거 비용은 6월에도 7.8% 치솟아 전체 CPI 상승분의 70%를 차지했지만, 곧 크게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민간 통계로는 두어 달 전부터 주택 임대료 상승 속도가 거의 팬데믹 이전에 가까운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최근 비교적 낮은 가격에 체결된 렌트 계약들이 정부 통계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걸린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원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 2%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는 점에서 연준의 7월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0.2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금리 상단이 5.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94.2%를 기록, 전날(93.0%)보다 올랐다.
다만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 9월에 금리 상단이 5.75%에 이를 것으로 보는 전망은 전날 22.3%에서 13.2%로 줄어들었고, 11월의 금리 상단을 5.75% 이상으로 보는 견해도 전날 42.4%에서 28.0%로 감소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이번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이후 추가 금리 인상 전망치는 낮춰잡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달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근원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만큼 7월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과, 이러한 추세가 최소 두 달 이상 지속돼야 연준이 안심할 수 있는 만큼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혼재하고 있다.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회계·컨설팅회사 EY의 수석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이번 달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고 봤고, 집리크루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은 "연준이 7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후 내년에는 점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 상승률에는 기저효과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달 FOMC에서 7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에 회의적인 견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날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4.894%에서 4.736%로 떨어진 것을 비롯해 뉴욕증시가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르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1년여 사이 최저로 떨어진 점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다.
반면 노동시장 과열로 근로자 임금이 아직도 큰 폭으로 오르는 가운데 6월 인플레이션 둔화의 가장 큰 원동력인 에너지 물가(전년 대비 16.7% 하락)의 재상승 가능성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76달러를 넘어 6월 말보다 7% 이상 올랐다.
게다가 6월 CPI에는 기저효과가 컸고, 6월 에너지·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 및 식료품 물가 등은 전월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점 등도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 고위인사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은 아직 너무 높다"며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해질 것이고,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고착한다면 정책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1회 추가 인상에 무게…'한번으론 안심 못 해' 반론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른 둔화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정말로 끝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3.0% 올라 시장 전망치(3.1%)를 소폭 하회했다.
작년 같은 달 미국의 CPI 상승률이 9.1%로 최정점을 찍은 지 꼭 1년 만에 오름폭이 3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전체적으로 물가 급등세가 꺾인 것만 해도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더욱 고무적인 내용도 많다.
연준이 헤드라인 CPI보다 더욱 정확한 물가지수로 간주하는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4.8% 올랐으나, 시장 전망치(5.0%)를 하회했다.
2021년 3월 이후 최소폭 상승한 CPI와 거의 비슷하게 근원 CPI 역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오름폭이 작았다.
지난 4∼5월 두 달 연속 4.4%(전월 대비) 급등했던 중고차 가격이 6월에는 0.5% 하락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공급망 차질 해소로 신차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고차 가격은 계속 하락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보복 여행' 수요를 타고 치솟던 여행·레저 물가도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인다.
6월 항공료는 전월보다 8.1%, 전년 동월보다 18.9% 각각 급락해 전체적인 물가 상승 폭을 제한하는 데 기여했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지만 5월(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6.7%)에 비하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특히 미국에서 '먹거리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던 품목 중 하나인 달걀값이 작년보다 7.9% 하락한 게 반가운 소식이다.
개별 품목 중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거 비용은 6월에도 7.8% 치솟아 전체 CPI 상승분의 70%를 차지했지만, 곧 크게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민간 통계로는 두어 달 전부터 주택 임대료 상승 속도가 거의 팬데믹 이전에 가까운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최근 비교적 낮은 가격에 체결된 렌트 계약들이 정부 통계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걸린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원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 2%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는 점에서 연준의 7월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0.2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금리 상단이 5.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94.2%를 기록, 전날(93.0%)보다 올랐다.
다만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 9월에 금리 상단이 5.75%에 이를 것으로 보는 전망은 전날 22.3%에서 13.2%로 줄어들었고, 11월의 금리 상단을 5.75% 이상으로 보는 견해도 전날 42.4%에서 28.0%로 감소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이번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이후 추가 금리 인상 전망치는 낮춰잡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달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근원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만큼 7월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과, 이러한 추세가 최소 두 달 이상 지속돼야 연준이 안심할 수 있는 만큼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혼재하고 있다.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회계·컨설팅회사 EY의 수석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이번 달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고 봤고, 집리크루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은 "연준이 7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후 내년에는 점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 상승률에는 기저효과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달 FOMC에서 7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에 회의적인 견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날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4.894%에서 4.736%로 떨어진 것을 비롯해 뉴욕증시가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르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1년여 사이 최저로 떨어진 점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다.
반면 노동시장 과열로 근로자 임금이 아직도 큰 폭으로 오르는 가운데 6월 인플레이션 둔화의 가장 큰 원동력인 에너지 물가(전년 대비 16.7% 하락)의 재상승 가능성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76달러를 넘어 6월 말보다 7% 이상 올랐다.
게다가 6월 CPI에는 기저효과가 컸고, 6월 에너지·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 및 식료품 물가 등은 전월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점 등도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 고위인사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은 아직 너무 높다"며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해질 것이고,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고착한다면 정책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