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첨단 바이오'를 새 주력산업으로
울산시가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2030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한다. 바이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내 지역 총생산 80조원을 넘어서고 신규 일자리 15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울산시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바이오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2020년 8월 국내 최초로 게놈(유전자) 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뒤 약 3년간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왔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바이오데이터팜 설립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울산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있는 바이오데이터팜은 80페타바이트(PB) 용량의 바이오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가동하고 있다. 1PB는 약 100만기가바이트(GB)로 영화(약 6GB) 17만4000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울산시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공동으로 추진한 ‘1만 명 게놈 해독 사업’도 완료했다. 게놈 해독은 ‘100세 무병 시대’를 여는 데 필요한 기초작업으로 평가받는다. 울산시는 이 사업을 바탕으로 게놈 정보를 활용한 바이오헬스 산업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내년까지 약 177억원을 투입해 질환별 진단마커 개발과 감염병 대응 플랫폼 구축 등 게놈 서비스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바이오데이터팜에 기록된 건강한 사람 1만 명의 정보를 특정 질병을 앓는 사람의 전사체 정보와 비교해 해당 환자만 갖는 물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면 다양한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구자록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코로나19처럼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한 경우 환자의 의료·유전 정보 채취, 단백질 구조 예측 등을 통해 나온 각종 분석 정보가 모인 플랫폼을 바이오데이터팜에 구축할 것”이라며 “바이오기업들이 이 플랫폼을 활용해 백신과 치료제로 쓸 적합한 후보 물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에선 게놈 분석업체 클리노믹스와 갑상샘 질환 솔루션 개발업체 타이로스코프, 질병 민감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업체 에이치엔비지노믹스 등 지역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 중인 바이오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 같은 기업 육성 전략과 함께 세계적인 바이오헬스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기업 유치가 전문가 육성과 새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이외에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 참여 △국립 게놈기술원 유치 △중입자가속기를 활용한 차세대 방사선 항암 치료기술 개발 등을 통해 초광역 바이오 메디컬 허브도 구축할 예정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사진)은 “바이오를 자동차·조선·석유화학·비철금속과 함께 울산의 5대 주력산업으로 적극 육성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