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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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로 예상되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원자력계, 핵의학계 등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처리수 방류가 국내 해역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의 국내 영향'을 주제로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 교수, 서경석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 강건욱 대한핵의학회장 등이 발표를 맡았다.

정 교수는 "후쿠시마산 생선만 1년 내내 먹어도 방사성 물질에 의한 인체 피폭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만 1년 내내 섭취했을 때 연간 피폭량은 1마이크로시버트(μSv)의 100분의 1이고, 우리나라 청정식단을 섭취했을 때 연간 피폭량은 500마이크로시버트"라면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로 인한 위험성은 무시할만한 수준"이라고 했다. 시버트는 방사성 물질로 인한 피폭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단위다.

현재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전면 금지돼 있지만, 처리수 방류 후 수입이 재개된다고 가정해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는 방사성 물질을 하나도 먹고 있지 않았는데 처리수 방류를 통해 느닷없이 먹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자연적으로 섭취하는 양이 하루에 1마이크로시버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삼중수소로 인한 인체 피폭량도 미미하다고 했다. 삼중수소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낼 수 없는 방사성 핵종으로, 대량의 해수로 희석된 뒤 바다로 방류될 예정이다. 정 교수는 "삼중수소의 방류기준인 1리터당 1500베크렐(Bq, 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을 섭취할 때 인체 피폭량은 0.027마이크로시버트"라면서 "이는 후쿠시마 시찰단이 일본을 왕복으로 비행했을 때 피폭량인 7.4마이크로시버트"라고 했다. 비행기 탑승으로 인한 피폭량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처리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 보다 정치적 구호가 난무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세슘, 플루토늄 등 방사성 핵종이 무거워서 가라앉기 때문에 넙치, 조개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가라앉은 것을 처리하면 되는데 ALPS가 왜 필요하겠냐"고 반문하면서 "가짜 사이언스(과학)가 우리 사회를 압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