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좌장이었던 최경환 전 부총리가 띄운 ‘보수 연합군’ 주장에 여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 전 부총리의 발언이 ‘비윤연대’를 통한 ‘친박계의 귀환’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이준석 전 대표 등 당내 청년 정치인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준석·유승민·나경원·안철수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보수의 가치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연합군’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선거에서는 우군을 많이 확보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 상식”이라며 동조했다.

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이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정치는 앞으로 흘러야지 뒤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최 전 부총리의 경북 경산 출마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북매일신문이 에브리씨앤알에 의뢰해 지난달 17~18일 경산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국민의힘 소속 윤두현 의원과 무소속 최 전 부총리의 1 대 1 가상 대결에서 최 전 부총리가 39.5%로 윤 의원(26%)을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따돌렸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정당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을 앞두고 탄핵 이전의 보수 정치로 돌아가는 것은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재연/노경목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