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참여 GM 엔지니어들 "한국팀의 리더십…레저·도시라이프 결합"
"향후 2년간 전동화 전환 임무…한국팀·글로벌팀 협업"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세계 5위 완성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처음으로 내놓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의 장점을 결합한 차량)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개발은 한국에 있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가 주도했는데, GMTCK는 전 세계에 있는 GM 엔지니어링센터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의 GM 통합 브랜드 전시장 '더 하우스 오브 지엠'에서 에드워드 허프네이글 수석 엔지니어와 이준일 엔지니어, 크레이그 릭 엔지니어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개발 뒷배경을 언론에 털어놨다.

사바나 타이슨 엔지니어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화상으로 참여했다.

GM 첫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어떻게 한국에서 탄생했나
허프네이글 수석 엔지니어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개발 계기와 관련,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개발에는 확실히 한국 엔지니어팀의 리더십이 있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한국에서는 (소형차급인) A나 B 세그먼트를 주로 만드는데 여기서 기회를 포착했다"며 "너무 크지 않으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패밀리카로서 역할 하는 차를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았고, 우리가 가진 생산 능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그런 차를 제작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체급을 올려 준중형차인 C 세그먼트 차량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형화된 차로는 레저와 도시 라이프가 결합한 고객 취향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허프네이글 수석 엔지니어는 "C 세그먼트를 넘어서는 좀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다른 차와 비교할 수 없는 가성비를 확보하면서도 넓은 공간, 다이내믹한 주행력, 탁월한 승차감을 갖추고, 거기에다 연결성까지 더해진 차량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천만원대의 가격과 넓은 공간 등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차를 개발한 엔지니어들이 꼽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타이슨 엔지니어는 "디자인과 승차감, 핸들링 등을 미세하게 조정해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연결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허프네이글 수석 엔지니어는 적은 소음과 개선된 승차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 차급에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이 적용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며 "솔직히 말하면 이것보다 높은 차급에서도 이 정도의 (적은) 소음과 진동은 느끼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뒷좌석 승차감이 (한국의 주력 생산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비교해 개선됐다"면서 "2열에 더 넓은 공간이 확보됐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M 첫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어떻게 한국에서 탄생했나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준중형급 체급에도 1.6L 엔진이 아닌 1.2L 3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물론 이전 2.0L 4기통 자연 흡기 엔진과 비슷한 139마력의 동력성능을 갖췄지만, 차급보다 다운사이징 된 엔진이 장착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 이준일 엔지니어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개발하며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성능과 무게 그리고 차의 균형이었다"며 "여기에 탑재된 CSS 엔진은 우리의 성능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엔진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개발 과정에서는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됐고, 성능 검증을 위해 미국과 한국의 사막과 산지에서 수없는 테스트가 진행됐다고 한다.

허프네이글 수석 엔지니어는 "우리는 개발과정에서 3D 공간에서 VR을 활용했다"며 "그 결과 차량 개발 시작부터 완성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서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준일 엔지니어는 "미국 애리조나의 사막, 콜로라도의 해발 4천m의 산에서 차량 테스트가 진행됐다"며 "아울러 영하 40도의 극한 상황에서도 테스트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CUV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GM 엔지니어들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이후 한국 시장의 전동화 전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허프네이글 수석 엔지니어는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는 만큼 앞으로 2년 동안 우리의 임무는 전동화 전환이 될 것"이라며 "한국팀과 글로벌 팀 협업으로 미래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GM 첫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어떻게 한국에서 탄생했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