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추가 긴축 움직임에…하락세 돌아선 원유[오늘의 유가]
추가 긴축으로 경기 둔화 위험성 커져
원유 수요 급감 우려에 하락세 전환한 유가
전 세계 추가 긴축 움직임에…하락세 돌아선 원유[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주요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 전망에 따라 하락세로 전환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7달러(2.41%) 하락한 배럴당 67.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6월 12일 이후 최저치이다.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 배럴당 69.37달러에서 67.7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러시아발 지정학적 긴장이 소멸하고, 시장이 다시 긴축 위험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에서 열린 포럼에서 "7월에도 ECB가 금리를 인상하고 한동안 그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을 기록해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내구재 수주는 5월에 1.7%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제롬 파월 Fed 의장 역시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축 위험을 높이고 있다.
전 세계 추가 긴축 움직임에…하락세 돌아선 원유[오늘의 유가]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에도 ECB는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경기에 하강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는 "앞으로 러시아의 수출이나 생산이 타격을 받지 않는 한 러시아의 혼란이 원유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시작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채 36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그들의 무장 반란으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전날 원유 가격은 소폭 반등했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는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작아지고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면 원유 시장에 공급 과잉 환경이 만들어져 유가가 크게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경제 전망과 중앙은행의 정책 전망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