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선 "국내 최고여야 해외에서 최고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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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 영예
유니버설발레단 21년 근속하며 국내 발레 무대서 활동
"시상식에 다녀온 지 일주일이 되어가는데도 믿기지 않는 느낌이에요.
워낙 큰 상이다 보니 아직 실감이 안 나네요.
"
발레리나 강미선(40)은 27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은 소감을 밝히기 전 눈물을 훔쳤다.
강미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시상식에서 중국의 추윤팅과 함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강미선은 2002년 연수 단원으로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2012년 수석 무용수로 승급한 뒤에도 국내 발레 무대를 지켰다.
해외 발레단으로 진출하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21년간 활동해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조건 유니버설발레단에 가겠다는 꿈이 있었다"며 "여기서 최고가 되지 않으면 해외에서도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분에게 인정받은 다음에 해외에 나가겠다고 생각했는데 21년이 걸렸다"며 웃었다.
이어 "이렇게 오랜 시간 한 발레단에서 춤을 출 줄은 몰랐다.
부족한 부분을 자꾸 채워 가려 노력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돌아봤다.
강미선은 유병헌 예술감독의 '코리아 이모션' 중 '미리내길'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과부를 연기하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고유의 정서인 정을 한국 무용의 색채로 표현한 창작 발레다.
"8살 때부터 다니던 무용학원에서 6년간 한국 무용을 배웠다"는 그는 "그때도 원장님이 발레하지 말고 한국 무용을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발레가 더 재밌어서 발레를 택했다.
한국무용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적인 춤사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상식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유지연 유니버설발레단 지도위원은 치열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도로시 질베르, 마린스키 발레단의 메이 나가히사 등 최고 여성 무용수 부문의 후보가 쟁쟁해 결선 투표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유 위원은 "6∼7분 남짓한 분량으로 (강)미선이의 모든 부분을 전달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미선이의 장점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한국의 정서를 전달하기 위해 '미리내길'의 가사를 미리 러시아어와 영어로 번역해 심사위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선 투표 당시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심사위원장에게 슬픔의 정서를 표현하는 한국 발레만의 방식을 설명했다.
'서양에서는 온몸을 다해 슬픔을 표현한다면 한국은 안으로 파고드는 슬픔을 표현한다'는 제 설명을 납득하시고 한 표를 주셔서 미선이가 공동수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강미선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러시아 국적의 남편은 육아로 인해 모스크바 현지에서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
강미선은 "남편과 볼쇼이 발레단에서 함께한 옛 동료들이 '왜 남편은 안 왔냐고' 제일 먼저 물어봤다"며 "이번에는 안타깝게도 집에서 혼자 아기를 보느라 못 왔다.
다음에는 러시아에 아기랑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미선은 자신에게 늘 워킹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워킹맘보다는 한국 발레를 알렸다는 사실로 주목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항상 워킹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어느 분야든 힘들지 않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육아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춤을 추고 무대에 오르면서 많이 풀었다.
육아와 발레를 병행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볼쇼이 극장 무대에서 한국 발레를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이었다.
수상을 떠나 후보가 된 것으로도 기뻤는데 상을 받게 되어 더욱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무용수로서 큰 영예를 얻은 강미선은 "발레리나의 꿈을 가진 사람들과 경력을 시작하는 무용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연합뉴스
유니버설발레단 21년 근속하며 국내 발레 무대서 활동

워낙 큰 상이다 보니 아직 실감이 안 나네요.
"
발레리나 강미선(40)은 27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은 소감을 밝히기 전 눈물을 훔쳤다.
강미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시상식에서 중국의 추윤팅과 함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강미선은 2002년 연수 단원으로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2012년 수석 무용수로 승급한 뒤에도 국내 발레 무대를 지켰다.
해외 발레단으로 진출하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21년간 활동해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조건 유니버설발레단에 가겠다는 꿈이 있었다"며 "여기서 최고가 되지 않으면 해외에서도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분에게 인정받은 다음에 해외에 나가겠다고 생각했는데 21년이 걸렸다"며 웃었다.
이어 "이렇게 오랜 시간 한 발레단에서 춤을 출 줄은 몰랐다.
부족한 부분을 자꾸 채워 가려 노력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돌아봤다.

한국 고유의 정서인 정을 한국 무용의 색채로 표현한 창작 발레다.
"8살 때부터 다니던 무용학원에서 6년간 한국 무용을 배웠다"는 그는 "그때도 원장님이 발레하지 말고 한국 무용을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발레가 더 재밌어서 발레를 택했다.
한국무용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적인 춤사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상식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유지연 유니버설발레단 지도위원은 치열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도로시 질베르, 마린스키 발레단의 메이 나가히사 등 최고 여성 무용수 부문의 후보가 쟁쟁해 결선 투표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유 위원은 "6∼7분 남짓한 분량으로 (강)미선이의 모든 부분을 전달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미선이의 장점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한국의 정서를 전달하기 위해 '미리내길'의 가사를 미리 러시아어와 영어로 번역해 심사위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선 투표 당시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심사위원장에게 슬픔의 정서를 표현하는 한국 발레만의 방식을 설명했다.
'서양에서는 온몸을 다해 슬픔을 표현한다면 한국은 안으로 파고드는 슬픔을 표현한다'는 제 설명을 납득하시고 한 표를 주셔서 미선이가 공동수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적의 남편은 육아로 인해 모스크바 현지에서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
강미선은 "남편과 볼쇼이 발레단에서 함께한 옛 동료들이 '왜 남편은 안 왔냐고' 제일 먼저 물어봤다"며 "이번에는 안타깝게도 집에서 혼자 아기를 보느라 못 왔다.
다음에는 러시아에 아기랑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미선은 자신에게 늘 워킹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워킹맘보다는 한국 발레를 알렸다는 사실로 주목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항상 워킹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어느 분야든 힘들지 않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육아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춤을 추고 무대에 오르면서 많이 풀었다.
육아와 발레를 병행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볼쇼이 극장 무대에서 한국 발레를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이었다.
수상을 떠나 후보가 된 것으로도 기뻤는데 상을 받게 되어 더욱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무용수로서 큰 영예를 얻은 강미선은 "발레리나의 꿈을 가진 사람들과 경력을 시작하는 무용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