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이 하루 평균 10시간 가까이 에어컨을 틀면 최대 월 14만원이 넘는 전기료를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올여름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전력이 전기료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여름 4인 가구가 에어컨을 하루평균 9.7시간 가동할 때 나오는 전기료는 월 8만~1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 종류별로 시스템형 14만5590원, 스탠드 분리형 12만2210원, 벽걸이 분리형 8만3910원 등 순이었다. 한전이 4인 가구의 지난 5월 전기 사용량 추정치(283㎾h)를 바탕으로 올여름 전기료를 예측한 결과다.

이들 4인 가구가 에어컨을 하루평균 2시간씩 더 가동하면 벽걸이 분리형을 제외한 스탠드 분리형과 시스템형 모두 전기료가 10만원을 넘는다. 지난해 10월부터 전기료가 세 차례에 걸쳐 ㎾h(킬로와트시)당 28.5원 오른 만큼 여름철 냉방비 부담이 한층 커진 결과다. 에어컨 사용시간이 평균 수준인 하루 7.7시간(2018년 한국갤럽 조사)일 경우 전기료는 소폭 낮아진다. 시스템형 12만2210원, 스탠드 분리형 10만3580원, 벽걸이 분리형 7만5590원 등이다.

에어컨 가동시간을 하루평균 2시간씩 줄이면 에어컨 종류별로 최소 월 8320원에서 최대 2만3380원까지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전기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오는 7~8월 3단계 누진 구간 상한을 확대한다. 1단계는 0~200㎾h에서 0~300㎾h, 2단계는 201~400㎾h에서 301~450㎾h, 3단계는 401㎾h 이상에서 451㎾h 이상으로 높인다.

하지만 에어컨 사용량 증가로 누진 구간이 바뀌면 요금 증가폭은 가팔라진다. 예컨대 월 전기 사용량이 450㎾h를 초과할 경우 3단계 요금 단가(㎾h당 307.3원)와 기본요금(가구당 7300원)이 적용돼 요금 증가폭이 커진다. 한전은 “평소 전기 소비가 많을수록 에어컨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뿌리기업은 복지할인 제도, 전기요금 분할납부제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